특이점이라고도 번역되기도 하는 Singularity 라는 개념은 수학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끝이 없다는 무한의 개념이나 미분불가능 등과 같이 정의되긴 하지만 그 특성이나 결과를 정확히 알 수 없는 것을 말합니다. 중력이 무한대로 커지는 지점이나 개념을 예를들어 중력특이점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런 곳에서 도대체 어떤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지는 우리가 상상하기 힘듭니다.

특이점은 지수함수 Exponential Function 와 자주 등장합니다. 지수함수는 y = 2^x (2 의 x 승) 와 같은 것을 의미합니다. 지수함수는 변수 X의 초창기에는 아주 천천히 움직이다가 어떤 시점이 지나게 되면 사람의 상식과는 달리 엄청나게 크게 증가하는 특성을 갖습니다.

주변에 있는 신문지 한장으로 지수함수의 폭발성을 설명해보겠습니다. 신문지를 절반으로 한번 접고, 접혀진 신문지를 다시 한번 접습니다.  이렇게 몇 번을 더 접으면 달나라까지 갈 수 있을까요? 신문지 두께가 대략 0.1 mm 라고 생각하면 달나라는 커녕 1미터 높이까지 접으려고 해도 하루 종일 걸릴 것 같지만, 사실은 42번만 접으면 달나라까지 갈 수 있습니다.

겨우 42번만 접으면 달에  도달할  수 있다는게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믿겨지지 않지만 2^42 * 0.1 mm 를 계산해보시면 달까지 거리를 넘는다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제곱의 무서움을 잘 이야기해주는 우화가 하나 있습니다. 바둑을 좋아하고 세상에서 가장 잘 둔다고 생각하고 있는 임금은 자신을 이기는 사람에게 하나의 소원을 들어주곤 했는데요, 어느날 임금에게 바둑을 이긴 사람이 바로 지수함수 소원을 이야기 합니다. 다름아닌 바둑판 한 사각형에 쌀 한톨, 그리고 그 다음 칸에 쌀 두톨, 다음에는 쌀 네톨 이런식으로 쌀을 달라고 합니다. 임금은 그 소원이 너무 소박하다고 생각하고는 승낙을 합니다만, 결과적으로는 임금의 왕국을 모두 팔아도 그 모든 쌀을 구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줘야 한다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됩니다. 우화긴 하지만 아마도 그 사람은 왕국을 모두 갖기는 커녕 처형을 당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지수함수가 이야기 속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산업에서도 이런 현상이 발견되곤 하는데요,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무어의 법칙 Moore’s Law 입니다. 전세계 반도체칩 산업을 좌지우지하는 인텔 Intel 의 공동창업자기도 한 무어는 1년마다 반도체의 집적정도가 두배씩 증가한다는 아주 과감한 예측을 합니다. 나중에 1년이 1년 반으로 약간 조정되긴 했지만 현재까지 무어의 법칙은 지켜지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신문지로 달나라 가는 이야기나 바둑판의 쌀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무어의 법칙이 앞으로도 계속 진행된다면 반도체의 능력이 어디까지 갈 것인지는 그야말로 짐작도 안되는 지경입니다.

 

그런데 인공지능과 Singularity는 무슨 관계가 있는걸까요?

인공지능

바로 컴퓨터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튜링이 제기했던 간단해 보이는 질문, 기계가 생각할 수 있을까? Can Machine Think? 에서 그 관계가 시작됩니다.  7,80년 전에는 컴퓨터라는 개념도 잘 정립되지 않았으니 기계가 사람처럼 생각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을겁니다.  구글 번역기와 애플의 시리를 매일 사용하고 있는 지금 세상에도 컴퓨터가 사람과 같은 지능을 갖게 되리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만약 인공지능의 발전이 지수함수와 같은 특성을 갖는다면 이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천재들도 다른 사람들처럼 대개 100살이 넘으면 죽습니다.  그리고 누구라도 어린 시절을 거치면서 인류가 쌓아둔 지혜를 습득한 후에야 세상에 없는 새로운 지식이나 발명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인슈타인과 같은 천재도 그 역량을 펼치려면 적어도 30여년이 필요한거죠. 즉 인류의 지식이나 지혜는 순차적으로 증가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기계나 컴퓨터는 어떨까요? 만약 컴퓨터가 아주 간단한 지식 한두 개와 거기서부터 새로운 지식을 찾아내는 추론방법을 알고 있다면, 컴퓨터의 특성상 24시간 쉬지 않고 새로운 지식을 찾게 됩니다. 최근 발달한 컴퓨터 하드웨어 기술을 덧붙인다면 컴퓨터는 자기 복제를 할 수 있을 것이고 점점 더 빠른 프로세서를 갖게 될 것입니다.

새로 만들어진 컴퓨터는 사람처럼 오랜 시간을 걸쳐 학습할 필요가 없습니다. 네트워크를 통해서 순간적으로 이전까지 집적한 모든 지식을 다운로드하면 됩니다.

세상의 모든 컴퓨터들이 클라우드로 연결되어 가고 있는 요즘의  IT 기술을 생각하면 쉽게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모든 컴퓨터들이 쉬지 않고 학습을 하고 그 결과를 클라우드에 업로드 하고 발달된 지식이 다시 분산되고, 다시 모이는 것을 쉬지 않고 하게 된다면 그 결과가 어떤 것일지 쉽게 짐작이 되지 않습니다.

얇은 신문종이가 한번 더 접힐 때마다 엄청난 두께가 되기 시작하는 지점, 바둑판에 놓이던 한톨 두톨 쌀들이 왕국의 재산을 넘어가기 시작하는 그 지점을 특이점 Singularity 라고 한다면, 인공지능에 있어서 특이점은 어떤 모양으로 다갈 올 것이며, 온다면 언제쯤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공지능에 있어 특이점은 컴퓨터가 자의식을 갖게 될 그때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많습니다. 컴퓨터와 같은 기계가 결코 자의식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아주 강한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어떤 형태로 컴퓨터가 자의식을 가지게 될지 그리고 정말로 가능한지조차 모릅니다.  하지만 만약 컴퓨터가 자의식을 갖게 된다면, 바로 그럴 때부터 컴퓨터는 자신이 좀더 지능적인 존재가 되기 위해 인간의 도움없이 스스로 발전하는 방식을 찾게 될 것입니다.  컴퓨터의프로그램이나 스마트폰의 어플이 업데이트 되는 것처럼 스스로의 학습 알고리즘을 발전시킬 것입니다. 단순히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더 빠른 성능을 갖기 위해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하드웨어나 네트워크 방식을 스스로 고안할 것입니다.

더 빨라진 하드웨어와 더 똑똑해진 소프트웨어로 컴퓨터는 더 명확한 자의식과 욕망을 갖게 될 것입니다. 이쯤 되면 이미 컴퓨터는 인간의 지능을 넘어설 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의 지식을 뛰어 넘을 수도 있습니다. 인류와 달리 빛의 속도로 학습을 하게 될 것이며 그 이후에는 지구뿐만 아니라 온 우주가 ‘지능’으로 가득차게 될 날이 올 수도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특이점에 도달하게 되면 소위 지능폭발이 일어나게 됩니다. 원자폭탄이 순식간에 터지듯이 지능이 빛의 속도로 커지게 되면 그때 인류는 도저히 그 속도나 범위를 감당할 수 없게 되고 세상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현재로선 상상이 안됩니다.

이런 이유로 인공지능 개발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않습니다. 인류가 인공지능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때까지 연구를 중지하자는 것인데요, 현재 인류의 산업, 정치, 국제간의 역학을 고려했을때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듯 해보입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인공지능 특이점이 SF 공상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수백년, 수천년 뒤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겁니다. 좀 과격하게 주장하는 학자들은 불과 100년 안에 이런 현상은 오게 되있고 그때 인류의 삶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이 살아 있을 때 지능폭발이 일어나고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미래가 오면, 인공지능은 인류가 발명할 수 있는 최후의 발명품이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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