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제공 – 성남시청
  • <​주간경제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 중인 브랜드스토리 마케팅 칼럼입니다.>

 

​“학교 앞에 신해철 거리 생긴대요.”

고등학생인 둘째 아이가 자기네 학교 앞에 ‘신해철 거리’가 조성된다는 얘기를 친구에게 듣고 자랑하듯 말했습니다. 아빠 또래인 가수 신해철을 알 나이는 아닌데 어떻게 알았는지는 몰라도 유명 뮤지션의 거리가 학교 근처라는 게 그저 신기한가 봅니다.

경기도 성남시는 지난 5일 경기도 분당구 수내동 신해철의 작업실이 있던 곳부터 수내동 어린이공원 앞까지 160m 구간을 ‘신해철 거리’로 조성하기로 발표했습니다. 거리에는 신해철 추모 기념관이 들어선답니다. 기념관 1층에는 신해철의 노래 제목을 딴 ‘재즈카페’, 2층에는 유품 전시관으로 꾸며지며, 야외 공연장과 동료 가수들의 손도장, 포토존 등을 거리 곳곳에 설치하여 ‘마왕 신해철’을 추억하는 거리로 조성하겠다고 합니다.

마왕 신해철. 지난해 10월, 47세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타계한 뮤지션 신해철은 ‘마왕’이라 불렸죠.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무한궤도’ 멤버로 참가해 그 유명한 <그대에게>를 불러 대상을 수상한 뒤, 그만의 독보적인 음악 세계로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죠. 세상을 정의롭고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 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거침없이 열변을 토했던 마왕 신해철이었습니다. 신해철 거리는 이런 마왕을 추억하고 흠모하며, 영원히 마왕을 기리는 곳이 될 것입니다.

성남시는 “신해철 거리는 순수예술에 비해 부족한 성남의 대중예술 인프라를 넓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도록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며 ”거리에 들어설 조형물이나 프로그램도 모두 의견을 수렴해 신해철을 추억하는 팬과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열린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마왕과 함께 스토리를 개발하고, 그를 추억하는 팬들이 함께 스토리를 공유하고 공감하는 셈이죠. 이렇게 분당 수내동은 마왕과 함께 새로운 스토리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썸 타는 거리, 썸 타는 마을. 바로 ‘지역 스토리텔링’입니다. 나도 모르게 그 노래를 흥얼거리게 만드는, 노래하는 음유시인 김광석의 ‘김광석 길’은 대구광역시 중구와 스토리텔링을, 애끓는 사랑의 변주곡을 노래하는 김정호의 ‘김정호 거리’는 광주광역시 계림동과 스토리텔링을 준비 중입니다. 또 얼마 전에 재심사를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 도봉구가 추진하는 ‘둘리역’도 지역과 썸을 만드는 지역 스토리텔링이라 볼 수 있습니다.

분당의 수내동, 대구의 중구, 광주의 계림동, 도봉구 쌍문동. 이런 지역 명칭도 브랜드이며 또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지역이 지니는 ‘썸’이 있다면 이는 강력하고 귀중한 스토리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성남시는 마왕 신해철의 작업 공간인 수내동 골목을 지역 주민과 마왕을 추억하는 팬들에게 내어주고, 그를 이야기하게 했습니다. 이제 그들을 통해 마왕은 잊히지 않는 전설로 되살아날 겁니다.

프로야구와 K리그가 시작되는 때입니다. 아마 마왕의 <그대에게>는 잠실벌에서 무등산, 해운대까지 예년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그를 추억하며 불릴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열기 속에서 마왕은 영원히 기억되며 우리의 삶을 더 뜨겁게 달구지 않을까요.

“내가 사랑한 그 모든 것을 다 잃는다 해도~ 그대를 포기할 순 없어요~“(신해철의 <그대에게> 가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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