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이 여행이라고 생각했었던 적이 있다. 누구나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에게는 맞는 이야기가 아닐까.  최근 그 생각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심은희 작가의 <아일랜드에  바람이 불었다 내마음에 파도가 일었다> 를 보니 머무르기 위한 여행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비행기 공포증이 어마어마 하지만 그 공포를 극복할 만큼 여행을 좋아하는 그는 여행을 떠나서 또 다른 여행을 계획했다고 한다. 여행지에서 만난 아일랜드 친구들을 보며, 아일랜드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는 것이다. 하나같이 뻔뻔한듯 능청스럽고 수다스러우며, 짓꿎은 장난을 했지만 사랑스럽고 즐거웠던 그들을 있게 한 나라. 아무리 물어봐도, 설명을 들어도 알 수 없는 그 곳을 직접 찾아가, 여행객처럼 잠시 있지만은 않으리라. 별다른 이유없이 발을 내딛었지만 그곳에서 별다른 이유를 찾아보자는 그를 호기심 가득 안고 만나 보았다.

 

  1. 어떤 계기로 아일랜드에 가시게 되었나요?  지금 아일랜드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계세요? 

언젠가 한 번은 외국에서 ‘생활’해 보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했는데 짧은 일정으로는 느낄 수 없는 일상의 소소한 재미를 느껴보고 싶었거든요. 여행 중 우연히 아이리시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들의 말해준 아일랜드는 머리 속에서 늘 하얀 안개처럼 머물렀어요. 알 듯, 모를 듯 감이 잡히지 않는 나라로요. 그런데 안개는 몽환적이라 호기심을 자극하는 법이거든요. 이미 알고 있는 오스카 와일드, 제임스 조이스 등 유명한 문인들과 영화 원스, 뮤지션 U2, 데미안 라이스 이외에도 여전히 보여줄 모습이 많은 안개 속의 아일랜드가 궁금했어요.

 

  1. 아일랜드 여행에세이 ‘아일랜드에 바람이 불었다 내 마음에 파도가 일었다’를 내신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벌써 두 번째 책을 준비 중이시라니 놀랍습니다. 책을 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보여주고 싶은 아일랜드의 모습들이 많더라고요. 제가 본 멋있는 풍경들과 감탄의 순간들을 저의 가족 그리고 친구들과 나누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지인들에게 무언가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하다가 더 많은 분들과 공유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시간상, 거리상 쉽게 이 곳에 올 수 없는 분들이 많잖아요. 당장 저의 부모님도 그러시거든요. 그 분들의 ‘언젠가’를 위해 조금이나마 아일랜드를 느끼게 해 드리고 싶었어요. 또 한 가지는, 많은 학생들이 아일랜드로 어학연수를 가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영미권 국가들에 비해서 아일랜드에 관한 서적이 몇 권 없더라고요. 그 점이 아쉬워서 ‘내가 만들어보자’ 싶었어요.

심은희

 

  1. 이제 전문작가로 커리어를 시작하신 건가요? 작가라는 직업을 선택하신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나요? 

지금 아일랜드의 펍을 주제로 두 번째 책을 쓰고 있어요. 저는 글을 쓰는 순간이 참 즐거워요. 글을 쓰는 순간에는 오로지 글만 생각해요. 다른 걱정과 고민이 끼어들 틈이 없어요. 감사하게도 기회가 주어 진다면 평생 글을 쓰고 싶지만 전문작가로서 커리어는 아직 모르겠어요. 제 능력이 많이 부족해서 더 많이 배워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분명 작가라는 직업은 큰 매력이 있어요. 어떤 단어를 써야 할지 머리 아프게 고민하면서도 마침내 한 뼘 한 뼘 완성해 나갈 때마다 그렇게 뿌듯하더라고요.

 

  1. 심작가님의 글쓰기 노하우는 어떤 것인가요? 글을 잘쓰기 위한 습관같은 것이 있나요? 

책이나 신문, 잡지 등을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구절을 발견하면 항상 메모하는 습관이 있어요. 모르는 단어를 알게 되거나 마음에 드는 구절을 비슷하게나마 떠올릴 수 있거든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다가도 어느새 저에게도 ‘이것도 괜찮겠다’ 싶은 아이디어가 떠올라요. 내가 메모한 구절들이 큰 나무라면, 거기에서 잔가지들이 뻗어 나오죠. 언젠가 나무가 될 만한 구절들이 제 손끝에서 탄생하기를 바라지만 현재의 잔가지들은 충분히 의미 있는 연습의 시간입니다. 배움과 깨우침의 즐거움이 있어요.

 

  1. 글을 잘 쓰고 싶지만, 여전히 글쓰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분들께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독자가 무조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쓰려고 노력합니다. 당장 이 단어가 무슨 의미인지, 구절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를 못한다면 책을 얼마나 즐겁게 읽고, 또 읽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초등학생을 독자로 생각하고 글을 쓰시는 건 어떨까요. 사실 제가 모르는 것이 많다 보니 어렵게 쓰라고 해도 못 씁니다. 하하

 

  1. 해외에 계신 프리랜서 작가분들이 콘텐타를 통해 글쓰는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사실이 콘텐타에게 매우 의미가 있고 또 보람을 느끼는 부분인데요. 멀리 아일랜드에 계시면서 콘텐타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처음 콘텐타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어요. 진부한 표현이지만 사막 위의 오아시스 같았어요. 장소에 구애 받지 않은 점과 제가 자신 있는 분야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와 딱 맞았어요. 자신 없는 분야와 지식에 대해 억지로 쓰게 되면 이야기가 겉돌거나 독자의 입장에서 상당히 지루하실 거에요. 누구보다 작가가 먼저 신이 나서 이야기를 시작하면 확실히 글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사실 용돈이라도 벌어보자는 생각에 콘텐타를 시작했습니다. 하하. 두 번째 책을 쓰고 있어서 요즘 콘텐타에서 활동하지는 않지만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언제든 다시 콘텐타로 돌아가고 싶어요. 장소, 시간뿐만 아니라 글의 주제까지 어디에도 구애 받지 않다는 것이 콘텐타의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아일랜드 곳곳을 애정과 호기심의 시선으로 바라 본 글을 읽다보면 아일랜드의 매력뿐 아니라 그의 매력도 발견하게 된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읽고 아일랜드로 향할지도 모를일이다. 그의 두번째 책을 기다리며 첫번째 책을 복기해 볼까? 책을 펼치며 아일랜드식 인사를 시작해 보자.

Howaya! 

그러면 그가 대답해 줄 것이다.

I’m gr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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