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때문에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인공지능이 응용되고 있는 분야 중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분야는 인간의 욕망이 가장 뜨거운 그곳, 바로 금융 투자 분야입니다. 인공지능 투자의 현황을 짚어 보았습니다.

 

인공지능,  그리고 인간의 욕망이 가장 뜨거운 곳

세계 최대의 헤지펀드사인 글로벌 브리지워터Global Bridge Water 사는 2012년 조용히 IBM에서 ‘왓슨’개발을 담당했던 데이브 페루치Dave Ferrucci를 고용했습니다. 왓슨의 제퍼디Jeorpardy 승리로, 마치 이세돌과의 대국 이후 알파고의 하사비스가 그런 것처럼, 전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페루치는 헤지 펀드사를 선택함으로써 충격을 던졌었죠. 2015년 이 회사에 인공지능팀을 만든다는 보도가 있었고 현재 페루치가 그 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야구 명예의 전당에 오른 유명한 야구선수 행크 그린버그의 손자가 창업자로 참여한 리벨리언 리서치Rebellion Research 사 역시 인공지능을 트레이딩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금 주목을 끌고 있는 회사는 아이디아Aidyia. 이 회사의 창업자는 AI 개발의 선구자 중 한명인 벤 고어젤Ben Goertzel입니다. AGI (범용인공지능)을 오픈소스로 개발하자는 비영리단체Opencog의 창설자이기도 합니다.

지난 1월 아이디아Aidyia 는 모든 주식 거래를 인간의 개입이 전혀 없이 인공지능이 담당하도록 한 펀드를 내놓았습니다. 고어젤과 그의 동료들이 만든 이 인공지능 시스템은 매일 매일 주가와 거래량, 거시 경제 데이터와 회사의 재무제표 자료들을 바탕으로 마켓을 예측하고 스스로 선택을 합니다.

이 아이디아Aidyia의 서버는 홍콩에 있지만 거래는 미국 주식시장을 대상으로 합니다.

아이디아 벤 고어젤

AI 헤지펀드 아이디아의 공동 창업자 벤 고어젤 ( Flickr/Joi Lto)

 

천 백억의 투자금을 받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난해 조용히 트레이딩을 시작한 인공지능 회사 센티언트 테크놀로지Sentient Technology도 비슷한 인공지능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센티언트 테크놀러지의 인공지능 펀드는 아직 개인 투자가들의 펀드로만 운영되고 일반인들에게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 펀드를 개발한 사람은 시리Siri가 애플에 인수되기 전 시리의 개발에 참가했던 바박 호잣Babak Hodjat 박사인데 센티언트의 공동창업자이자 Chief Science Officer 입니다. 이 펀드 역시 모든 거래를 인공지능이 스스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센티언트 테크놀러지 바박 호잣

센티언트 테크놀러지 바박 호잣, 사진 출처: Sentient.AI

 

이 회사가 쓰는 인공지능 기술은 아이디아의 것과 동일한 진화 알고리즘 방식입니다.

좀 쉽게 설명을 하면 이렇습니다. 우선 랜덤하게 수천 개의 디지털 트레이더를 만듭니다. 그리고 과거의 주식 데이터를 이용해서 경쟁을 시킵니다. 이중 제일 뛰어난 디지털 트레이더를 골라 그 녀석의 유전자를 이용, 다음 세대의 디지털 트레이더를 만듭니다. 이 프로세스는 반복되고 세대가 넘어가면서 스스로 트레이딩 가능한 디지털 트레이더가 탄생합니다. 수천 세대를 지나면서 수조, 수경 단위의 디지털 존재들이 경쟁하고 승리하고 죽어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믿을 수 있는 디지털 트레이더가 생겨나는 거죠.

 

퀀트의 시대에서 딥러닝의 시대로?

헤지펀드는 이미 오래 전부터 트레이딩을 컴퓨터에 의존해 왔습니다. 헤지 펀드 대부분은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운영되고 이 중 일부는 트레이딩의 대부분을 이미 컴퓨터가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펀드는 그동안 퀀트Quant라고 부르는 데이터 과학자들이 참여해서 개발한 시스템에 의존해 왔습니다. 컴퓨터를 이용하여 통계적 모델을 만드는 것인데 복잡하긴 하지만 과거의 데이터에 의존하는 것이어서 마켓이 급작스럽게 변동할 때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펀드들이 언제나 100% 사람이 운영하는 펀드들보다 더 나은 수익율을 내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펀드들은 머신 러닝, 딥러닝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눈을 이글거리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분석하여 결론을 내릴 뿐 아니라 스스로 학습하여 알고리즘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죠. 앞에서 언급한 리벨리언 리서치사는 수십대의 컴퓨터를 이용하여 베이지언 네트워크라는 머신 러닝 기술을 활용, 마켓 트렌드를 예측하고 특정한 거래를 찾아냅니다. 반면 지금 등장하는 아이디아센티언트는 수백 수천대의 컴퓨터를 이용하고 진화 알고리즘과 딥 러닝(구글이나 마이크로 소프트사 같은 인터넷 회사에서 이미지나 사람의 말을 인식하는 데 사용하는 기술) 기술을 활용합니다. 인공지능 시스템들이 시장의 변화를 찾아내어 스스로 적응하기를 바라는 것이죠. 이런 시스템들은 과거 퀀트quant 모델에서는 불가능했던 예언의 영역,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들을 내다보는 영역으로 들어서려고 합니다.

여기서 잠깐, 이런 인공 지능 기반 펀드는 컴퓨터를 이용한 HFC 즉 초고속 트레이딩과는 다릅니다. 초고속 트레이딩은 인간이 트레이딩을 할 때 인간보다 더 빨리 반응함으로써 수익율을 올리는 방식입니다. 최근 영화화 되었던 <빅 쇼트>의 원작자 마이크 루이스 기자의 또 다른 역작 <플래쉬 보이즈>에 보면 이런 초고속 트레이딩이 어떻게 개미들을 울리는지 잘 나와 있죠. 인간이 주식을 사거나 팔려고 버튼을 눌렀을 때 그 정보가 중앙거래 시스템에 도착하는 시간이 예를 들어 0.5초라면 0.01초 더 빨리 거래를 일으킴으로써 순식간에 사고팔고를 되풀이하여 안전하게 수익율을 내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 펀드는 이렇게 속도가 빠른 것을 이용하여 초당 수십,수백건의 거래를 하면서 이득을 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몇시간, 몇일, 몇주 혹은 몇개월) 앞을 내다보면서 인간이 아닌 기계가 최상의 투자 전략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딥러닝에 의한 주식 거래, 장기적으로 과연 가능할까?

와이어드 지의 보도를 인용하면, 센티언트 테크톨로지의 호잣Hodjat 박사는 ‘이미지나 사람의 말에서 패턴을 찾아내 인식하는 데 아주 효과적인 것’으로 증명된 딥러닝 기술이 주식시장에서도 비슷한 특징, 경향들을 찾아내어 주식을 추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딥러닝 기술은 이제 이미 누구나 돈을 주면  살 수 있는 기술이 됐습니다. 비슷한 기술을 이용하여 패턴을 찾아내면 그쪽으로 돈이 몰리고 해당 주식의 가격이 오르면서 인공지능의 예측이 맞는 것처럼 착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금융시장이 과연 이미지나 목소리처럼 특정 패턴을 갖고 있을까요?  만일 그런 패턴이 존재한다고 해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왜? 모두가 찾아낼테니까요. 인공지능 펀드가 출시되고 높은 수익율을 기록한다면, 모두가 비슷한 전략을 쓰려고 하거나 아니면 이 펀드에 돈을 넣으려고 하겠죠. 그러면 결국 이 펀드의 장점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집니다. 결국 모든 금융거래는 차익을 노리는 것인데 이 차익이 점차 줄면서 어느 시점에는 0에 수렴하게 됩니다.

와이어드지의 보도를 보면, 아이디아의 고어젤Goertzel 박사도 이런 리스크를 신경쓰고 있는 모양입니다. 아이디아는 진화 알고리즘을 이용한 인공지능 뿐 아니라 다른 다양한 방식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누군가가 아이디아의 인공지능을 모방하다면, 이를 이길 수 있는 다른 머신 러닝을 개발하겠다는 겁니다. 목표는 인간보다 잘할 수 있는 인공 지능이 아니라 다른 인공지능보다 잘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다라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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