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무엇보다 재미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 성적은 높지만 학습 방법은 비효율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OECD가 수집한 ‘국제 학생평가’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 점수는 542.2점으로 핀란드에 이어 2위다. 하지만 핀란드 학생들보다 수학시간에 들이는 시간은 배 이상이었다. 한국 학생들은 1주일간 10.4시간 동안, 핀란드 학생들은 이에 절반도 안되는 4.5시간 동안 수학 공부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에서는 학습 시간이 짧을수록 성적이 좋은 경향을 보였다. 독일, 영국, 덴마크 등은 학교 수업시간이 길수록 성적이 낮았고,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은 공부하는 시간과 성적이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나라들은 성적이 나쁜 학생일수록 이를 올리기 위해 더 오래 공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출처: 순천대 장상수 사회교육과 교수 ‘한국 청소년 연구’ – ‘가족 배경과 학습시간, 성적-국제비교의 관점에서 본 한국)
그렇다면 학습시간이 한국 학생들의 반이지만 수학 점수가 더 높은 핀란드의 학습 비결은 무엇일까?
정답은 바로 ‘놀이 학습’이다.
■ 교육 선진국 핀란드의 ‘게임 러닝’
교육선진국 핀란드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바로 ‘놀이’이다. 아이들이 말을 떼기 전부터 한글은 물론 외국어 교육까지 시작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핀란드에서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 할 때까지 언어공부를 전혀 시키지 않는다. 대신 장난감이나 시청각 자료를 총동원해 놀이에 기반을 둔 학습을 시키는데, 여기서 학습이란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포괄한다.
이를테면, 눈밭에서 썰매를 타고 얼음 성을 만드는 등의 모든 놀이를 공부라고 보는 식이다.

보드게임 수업을 하는 핀란드의 학교 (출처: 조선일보 국제 헬싱키 정경화 특파원)
여기에 더해 핀란드 학교에서는 최근 ‘Game Learning’을 도입하고 있다. 부루마블의 업그레이드 버전 정도 될 것 같은 이 보드게임의 주제는 ‘기후변화’ 4명이 각국의 리더가 돼 게임을 하게 된다. 자기 턴이 올 때마다 지구 전체와 후손을 위해 환경을 보호할지,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 자원을 개발할지 결정하는 것이 게임의 기본 룰이다. 자원을 개발하면 돈을 벌지만, 대신 지구 온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대재앙이 찾아온다. 학생들은 자신의 결정에 대해 ‘왜’를 설명해야 한다.
이 수업은 지리 시간에 ‘지구 온난화’에 대해 배운 9학년생들이 기후 변화에 각국이 어떤 역할을 해야할 지, 한 나라의 이익에 따른 결정이 다른 나라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고민해 보는 수업이다. 아이들을 앉혀놓고 원인과 결과만을 줄줄 읊는 주입식 교육과는 아주 다르다.

컴퓨터 게임으로 수업하는 핀란드의 학교 (출처: 조선일보 국제 헬싱키 정경화 특파원)
핀란드의 또 다른 게임 학습을 구경 해 보자. 학생 20명이 교과서를 펴는 대신 무인도에서 1년을 버티는 온라인 게임에 동시에 접속한다. 구조대가 올 때까지 무인도에 고립된 시민 100명의 행복 지수를 100 이상으로 함께 유지하는 것이 과제였다. 각자 땅을 일궈 곡식을 수확하면 포인트가 모이고, 이 포인트로 학교나 수영장, 시장 등을 만들 수도 있다. 컴퓨터 모니터에 투표 창이 열리면 학생들이 짓고싶은 건물을 클릭하고,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건물이 무인도에 지어진다. 건물을 마구 짓느라 포인트를 소비해 곡식이 떨어지면 시민들이 밥을 못 먹게 된다.
이 게임학습에 가장 학습열을 올리고 참여율이 높았던 학생들은 남학생들이었다. 협동심과 배려심을 키워주는 것이 게임 러닝에 목적이기도 하지만, 사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성평등 교육이 실행되면서 남학생들의 학습성과가 여학생들에 비해 현저히 뒤쳐지자, 핀란드는 남학생들을 위한 새로운 교육시스템으로 온라인 게임 학습을 만든 것이다. 우뇌 발달형인 남학생들에게 맞는 학습방법과 좌뇌 발달형인 여학생들에게 맞는 학습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뇌 발달형인 여학생들도 있고, 좌뇌 발달형인 남학생들도 있다.
수업방식이 게임이기 때문에 너무 흥미위주로 흘러가는게 아닌가하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아이들은 흥미를 가지고 나면 몰입하여 깊이 있게 공부한다. 또 시험 공부를 위해 공부한 것 보다 재미로 익힌 지식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핀란드에서는 이렇듯 기후변화 뿐 아니라 우주, 역사, 화학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온 오프라인 ‘러닝 게임’이 개발되고 있고, 젊은 교사들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처럼 교육에서 놀이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핀란드인들은 놀이를 통해 집중력을 키울 수 있고, 집중력이 높아지면 즐겁게 공부할 수 있다고 믿는다. 또 놀이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아이에게 맡김으로써 책임감과 자율성도 기를 수 있다.
■ 핀란드 교사가 전하는 ‘집중력을 높이는 수업법’
1. 놀이처럼 공부해라
보드게임, 컴퓨터 학습게임, 아이패드 게임, 아니면 행맨 같은 간단한 게임도 아이들의 집중력과 참여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2. 집중력이 떨어질 땐 잠시 쉬게 해라
학교에서 정해놓은 수업시간이 곧 아이들의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아니다. 아이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데에는 아이들 마다의 이유가 있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는 잠시 쉴 수 있도록 해 주고 추후에 개별과제를 내 주거나 아이들끼리 스터디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3. 교사 또는 부모와 스킨십을 해라
교사의 경우에는 아이들에게 할 수 있는 스킨십이 한정되어 있다. 어깨를 도닥이거나 머리를 쓰다듬는 것 정도이다. 하지만 이 작은 스킨십으로도 아이들을 이해하고 격려한다는 마음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 아이들은 지지를 받고있다는 생각이 들면 더욱 학습에 집중한다.
4. 스스로 배우고 해결하게 하라
문제를 풀지 못하거나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 옆에서 안달하거나 직접 풀어주지 않는다. 아이들이 실패하고, 막힌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고 스스로 해결하려고 할 때 아이들의 집중력과 학습력은 향상된다. 뿐만 아니라 자기주도적 학습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5. 직접 행동하게 해라
놀이학습을 할 때 아이들은 몸을 움직이고 직접 만져보고 싶어 할 것이다. 아이들을 최대한 직접 행동하게 하라. 몸으로 익히는 학습을 했을 때, 아이의 기억력은 단순 암기에 비해 15배나 높아진다.
-[출처] f,ternoon nov.2014 vol. 8 / editor da-som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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