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여름, 전국 모의고사를 보던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눈가가 붉어졌습니다. 눈물의 근원지는 국어영역 독해 지문으로 출제되었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었습니다.‘시험 보는 고3 학생들을 울린 지문’으로 회자되는 바로 그 작품이 최근 다시 전파를 타고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습니다.

 

노희경 작가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21년 전인 1996년, 4부작 드라마로 처음 전파를 탔습니다. 이후 연극(2010년)과 영화(2011년)로 제작됐고, 올해 다시 드라마로 리메이크됐습니다. 반응은 뜨겁습니다.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1, 2회의 평균 시청률은 3.9%를 기록했습니다. SNS에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는 시청자들의 감상평이 계속해서 올라옵니다.

 

‘가족’이라는 평범한 소재와 ‘암으로 죽음을 앞둔 엄마’라는 진부한 스토리에 사람들이 이토록 열광적으로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노희경 작가는 언제나 가장 보통의 이야기를 그려 왔습니다. 그의 드라마에는 우리 주변에 실제로 있을 법한 사람들이 등장해 누구나 한 번쯤 해보았을 고민을 합니다. 시청자는 가족, 사랑 같은 보편적인 고민을 하는 인물들에게 마음을 열고 공감합니다.

 

가족 드라마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한 또 다른 작가, 김수현과 비교했을 때 노희경의 특징은 더욱 두드러집니다. 국문학자 백경선 박사에 따르면, 김수현 작가는 변화하는 가족의 양상을 빠르게 포착하고, 이를 재혼 가정, 자폐 아동, 동성 커플 등 파격적인 설정을 통해 드라마에 반영합니다. 반면, 노희경 작가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캐릭터와 감정에 초점을 맞춥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 《그들이 사는 세상》은 방송국이라는 특수한 환경에 집중하기보다는 캐릭터의 사랑과 순정, 외로움을 중심으로 극을 이끌어 갑니다. 노 작가는 보편적 문제에 천착하며 초시대적 담론을 추구해 왔습니다. 그래서 작가가 20여 년 전에 발표한 작품이 2017년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4부작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이제 2회만을 남겨 두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내뱉을 대사와 이야기의 결말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텔레비전 앞에 앉는 이유는 우리 엄마, 우리 가족이 어른거려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저녁 이 드라마를 보게 되신다면, 꼭 휴지나 손수건을 준비하셨으면 합니다. 첫 장면부터 눈물을 펑펑 쏟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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