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아싸인가요? 일과 상관없이 수다를 떨며 친분을 형성하는 일이 오히려 일보다 더 힘들게 느껴진다면 그럴지도요.  중국에서 정신적인 핀란드인을 자처하는 ‘정핀'(精芬, 중국 발음으로는 징펜 Jingfen) 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아싸와 통하는 말인데요 지금 이 정핀이 중국에서 인기몰이라는데 왜 그럴까요?

 

시작은

Finnish Nightmares(핀란드인의 악몽)라는 코믹 시리즈가 있어요.  주인공 이름은 마티. 핀란드에서 가장 외향적인 사람도 다른 나라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하는데요, 보통의 핀란드인을 대표하는 마티가 일상에서 겪는 난처함을 표현한 만화죠.

 

” 식품 가게에서 누군가가 내 앞을 가로막고 서 있다면, 비켜달라는 말을 못해서 그가 자리를 뜰 때까지 다른 제품을 열심히 고르는 척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정상회담>을 통해 화제가 된 적이 있었죠. 핀란드의 줄서기 장면입니다.
 
핀란드 줄서기

핀란드의 줄서기

 

버스 좌석이 반이 차 있으면 다 찼다고 느끼는 핀란드인 마티

핀란드의 버스 좌석

좌석이 다 찼네…

 

중국에서

그런데 핀란드와는 극과극의 대조를 이루는 중국에서 자신은 정핀(精芬, Jingfen)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정신적 핀란드인’이라는 말은 사회적으로 어울리는 자리를 좋아하지 않고 개인의 사적영역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라는 의미로 통하고 있어요.

인구밀도가 희박하여 자연적으로 개인의 영역을 중시하는 문화가 형성된 핀란드와 달리, 중국에서는 어딜 가도 사람이 붐비는데요.  이런 사회에서 성장하며 피로감을 느끼는 중국의 밀레니얼 사이에서 마티가 영웅이자 상징, 일종의 사회적 운동으로까지 나아가고 있습니다. 나는 Jingfen이야 라는 선언은 나를 내버려두고 내 공간을 함부로 침범하지 말아라는 선언이 되고 있죠.

중국의 한 자녀 정책 때문에 외동으로 성장한 밀레니얼들 사이에서 마티는 아주 긍정적인 인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핀란드에서 공부하고 돌아와 중국에 거주 중인 첸시(26)는  Sixth Tone 과의 인터뷰에서 “윗세대에 비해서 우리 세대에는 Jingfen이 훨씬 많을 거다. 혼자서도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들이다.” 라고 하는데요 낯설지 않죠?

 

한국의 아싸

한국에도 비슷한 신조어가 있습니다. 인싸와 아싸인데요, 어디서나 잘 섞여들고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사람들을 인싸(인사이더의 준말)라 하고, 잘 어울리지 못하고 따로 노는 사람들을 아싸(아웃사이더의 준말)라고 하죠.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취업준비,공부를 위해 자발적으로 아싸를 선택하겠다는 비율이 거의 50%로 나올 만큼 아싸는 대학 때까지만 해도 크게 고민할 정도는 아닌 것같아요.

하지만 취직을 하고부터는 달라집니다. 직장 내에서 아싸가 되는 순간 승진 등의 인사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인싸가 되려고 노력하게 되는데요, 직장 회식 자리에 빠지지 않기, 회식 자리에 가서 즐거운 척하기, 주말 모임,동호회에 빠지지 않기 등이죠.   아싸인 사람이 고객 관리나 영업을 맡게 되면 어떻게 해서든 성격을 고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아싸 아닐까?

하지만 한국에도 새로운 세대들은 소위 ‘인맥관리’, 업무 외에 추가적으로 가해지는 사회적 의무에 대해 거부감을 느낍니다.  일만 하면 됐지 굳이 회사 내에서 혹은 회사 밖의 거래처들과 친분을 맺어야 하는 걸까요?  ‘나는 내 일만 하겠다, 더 이상 내게 친분을 요구하지 말아라’라는 새로운 세대와 회식도 업무의 연장이라는 윗세대의 갈등은 이제 새로운 소식이 아닙니다.

그런데요, 이게 새로운 세대만 그럴까요? 옷가게에 들어갔을 때 옷가게 직원이 옆에 딱 붙어서 이것 저것 권하면, 그게 불편해서 그냥 나와 버린 적인 없나요? 아침에 문득 집밖에 나가는 게 두렵고, 혼자서 할 수 있는 일 없을까 생각해본 적은요? 회식이든 거래처와의 식사 자리든, 좌중을 휘어잡고 유쾌하게 놀고 돌아와서 웬지 공허감에 휩싸여 본 적은요?  모든 사람이 일생에 한 번 쯤은 혹은 어떤 관계에서는 아싸가 됩니다.

 

마케팅 얘기를 해볼까요?

마케팅 그리고 영업의 많은 부분이 온라인 콘텐츠 마케팅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저는 자동응답기와 대화하는 일은 여전히 짜증나서 서비스 직원을 찾게되는데요.

고객들이 점점 더 이 핀란드인처럼  되어간다면요?   정핀(정신적 핀란드인)들은 왠만해서는 전화기를 들어 문의를 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온갖 정보를 온라인에서 찾죠. 그 브랜드가 원하는 정보를 주지 않는다면, 다른 브랜드를 찾아 떠납니다.

웹사이트를 그리고 브랜드 블로그의 콘텐츠를 볼 때, 스스로 정핀이 되어 진단해보세요. 우리 웹사이트는 고객이 원하는 모든 정보를 온라인상에서 찾을 수 있게 해주고 있나?  정보를 쉽게 찾고 다음 단계로 이동할 수 있나?  고객의 구매 여정이 모두 온라인 상에서 비대면으로 이루어질 때를 상정하고, 고객이 단계별로 궁금해할 만한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 콘텐츠로 준비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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