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에 테라스에 정원을 만드는 나 혼자만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월동 온도와 개화기를 잘 고려하여 계절마다 볼거리가 있고 세월이 흐를수록 더 아름다워지는 정원을 만들고 싶었다. 씨앗에 대한 정보도 필요했고 파종법과 비료에 대한 정보도 다 찾아야 했다.

이 과정에서 좀 놀란 것이 있다. 우리 나라의 검색엔진에 있는 정보가 기대보다 너무 부족했다. 한국의 검색엔진에 있는 대부분의 정보는 블로거나 동호인들이 취미삼아 작성한 콘텐츠가 대부분이어서 제대도 정리된 전문적인 정보를 찾을 수가 없었다.  취미로 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 나의 경우에는 이렇다 ‘하는 내용이어서 정확한 정보를 찾기까지 무수히 많은 글을 읽고 정리해야 했다. 결국 내가 원하는 원예 정보는 영국의 RTC 사이트와 미국의 Dave Garden 에서 찾았다. 한국의 기후와 비교해야 했지만 원하는 모든 품종에 대한 데이터와 정보가 거기 있었다. 영어로 구글에서 검색할 때의 지식과 우리말로 우리 검색엔진에서 검색할 때의 지식 격차가 천양지차였다. 이유가 무엇일까 ? 웹은 열려있는데 언어의 벽이 있다고는 해도 한국 인터넷의 지식 수준이 이렇게 얕은가 ? “우주의 얕은 지식” 을 찾기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조금만 더 전문적인 정보를 찾으려 해도 우리말로 검색하면 어려움이 있었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하나의 원인으로 기업의 콘텐츠 마케팅에 대한 투자 부족을 꼽을 수 있다.

 

구매에 필요한 정보 획득 과정이 완전히 달라지다

콘텐츠 마케팅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TV 광고를 하든 신문에 홍보기사를 싣든, 모든 것이 콘텐츠니까. 하지만 콘텐츠 마케팅이 큰 트렌드가 되고 있는 이유는 웹이 갖고 온 구매 과정의 변화 때문이다. 20년 전에 회사나 개인이 무언가를 사려고 할 때는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회사를 찾아내어 정보를 요청해야 했다. 영업 사원에게 연락하여 브로슈어를 요청하고 몇 개의 브로슈어를 검토한 후 영업 사원을 만나 추가 정보를 얻고 마침내 구매 결정을 내리는 것이었다. 옷을 사기 위해 쇼윈도를 둘러보다 마음에 드는 옷이 보이면 일단 매장 안에 들어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영업 사원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무기로 고객을 설득하고 호감을 얻어내어 마침애 구매를 성사시키는 것이 일반적인 과정이었다 . 지금 구매자들은 구매를 하기 전에 거의 모든 정보를 온라인에서 먼저 찾아본다. Forrester 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74%의 B2B 구매자가 오프라인에서 미팅을 하기 전에 온라인 상에서 이미 사전조사를 마치며, CEB 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B2B 구매자의 57%는 판매자에게 연락을 하기전에 이미 구매 결정을 완전히 내린 상태이다. 구매가 이루어지는 과정의 이런 변화 때문에 영업 방식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기업들은 과거의 영업 방식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콘텐츠 마케팅에 예산을 돌리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 소비자의 눈에 띄기 위해 그들이 원하는 혹은 필요로 할 것 같은 모든 정보를 콘텐츠로 제작하는 것이다.

 

브랜드와 미디어의 구별이 무의미해진다.

존슨 앤 존슨의 아기 제품을 파는 마케팅 사업부는 더 이상 자사 제품을 설명하고 홍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존슨앤 존슨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던 짐 조셉의 경험담에 의하면 존슨 앤 존슨의 유아 상품은 예비 엄마, 아빠들을 위해 육아 각 단계 별 준비해야 할 것과 알맞은 제품에 대해 넘치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 브랜드는 예비 부모가 느끼는 불안감과 롤러코스터 같은 심한 감정 기복을 알기 때문에 자사가 제공하는 상품을 넘어 광범위한 정보를 제공한다. 베이비 로션, 파우더, 샴푸 등 제품을 넘어 회사가 줄 수 있는 모든 도움을 주는 것이다.

Content Marketing Benchmarking Report 2015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B2B 마케터의 99%가 콘텐츠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대답했고 이 중 69%는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콘텐츠 마케팅을 실행하고 있다고 답하였다. 평균적으로 전체 예산의 31%를 할애하고 있으면 이는 지난 해보다 3% 증가한 수치이다.

기업이 예산을 들여 만들어내는 콘텐츠는 재미있고 감정에 호소하는 것들도 있지만 이런 콘텐츠는 최초에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고, 이 단계를 넘어 관심을 표한 고객을 잡기위해 더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콘텐츠 마케팅 팀의 매일 매일의 고민은 나의 고객들이 원하는 정보는 무엇일까를 알아내는 일이며 경쟁자가 내놓는 다른 콘텐츠보다 더 깊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수준 높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데 많은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기업의 콘텐츠 마케팅 팀에게 경쟁자는 경쟁 회사 뿐 아니다. 그들은 언론 매체나 다룰 법한 진지한 주제를 다룬다. 전직 기자들을 고용하여 제품과 직접적인 상관이 없더라도 고객이 원하는 가치 있는 정보를 콘텐츠로 만들어낸다.   애완 동물 사료 회사인 네슬레의 퓨리나는 언론사의 편집국같은 마케팅 조직을 갖추고 있고 그들은 매일 매일 애완동물과 관련된 모든 종류의 콘텐츠를 쏟아 낸다.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 ?

검색 엔진 마케팅이라는 굉장히 과학적으로 들리는 이상한 마케팅 조류가 흽쓴 뒤 지금 네이버는 이해못할 블로그들로 가득차 있다.   주제는 “ 유학” 인데 짜장면과 탕수육 사진이 7-8 장씩 올라와 있어서 계속 스크롤 하다 짜증나서 그만읽게 된다. 정작 내용은 별로 없다. 신빙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진을 7장 이상 올려야 네이버 검색 상위에 노출된다는 믿음(?) 때문이라는데, 네이버가 검색 알고리즘을 바꾼 후에 좀 나아지리라 기대는 하고 있다.

 

좋은 콘텐츠 / 트래픽에서 매출로

검색이란 좋은 콘텐츠를 찾기 위해 하는 행동이다. 따라서 검색 엔진 최적화는 좋은 콘텐츠를 만든 뒤에 이 콘텐츠를 검색엔진이 잘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상하게 콘텐츠에는 별로 관심없이 별 연관성 없는 이미지와 키워드로 가득 채운 후에 편법으로 트래픽만 잔뜩 올려놓는 기법이 검색엔진최적화라는 이름으로 유행했다. 검색엔진최적화를 제대로 하는 대행사에서는 한 달 안에 네이버 톱으로 올려드린다 따위와 같은 약속을 하지 않는다. 고객이 관심을 갖고 정보를 소비하다가 그 브랜드와 제품의 팬이 되고 최종적으로 매출 증가에 이르기 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트래픽에서 매출로 이어지는 전환의 비밀

트래픽은 올라갔는데, 팔로워 수는 늘었는데 이상하게 매출은 안 는다는 한숨섞인 경험담들이 나오면서,   다시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오래된 얘기가 힘을 얻고 있다. 우리 나라 기업들도 콘텐츠 마케팅에 관심을 돌리고 있고 앞서나가고 있는 몇몇 브랜드도 있다. 전체적으로는 아직도 콘텐츠 마케팅에 대한 투자는 인색해 보인다. 효과 측정이 어렵다는 것이 이유일 수도 있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해외에서는 콘텐츠 마케팅에 대한 투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콘텐츠 마케팅의 효과 측정을 위한 소프트웨어 분야도 같이 성장하고 있다. 효과 측정에 대한 툴이 없다고 측정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콘텐츠 마케팅은 작은 규모의 회사, 스타트업이나 자영업자도 큰 예산없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마케팅 기법이다. 전략을 스스로 세우고 고객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다음카카오나 네이버가 제공하는 무료 채널, 소셜 미디어 들을 잘 활용하면 큰 예산 없이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어떤 콘텐츠가 내 고객을 끌어모으는지 고객의 니즈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사업자들이 모두 자신의 고객을 위해 가치 있고 수준 높은 콘텐츠를 만들어 내기 시작하면 아마도 몇 년 쯤 후 우리나라의 웹의 지식 수준도 높아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똑똑해진 웹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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