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사업을 하거나 유학생활을 하는 분들은 일년에 몇번씩이고 태평양을 건너다닙니다만, 별 연고가 없다면 미국을 한번 방문할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가족 휴가를 미국 서부로 온다면 LA, 샌디에고, 라스베가스 코스가 인기가 있고, 젊은이들은 맨하탄이 있는 뉴욕을 선호합니다.

상대적으로 금문교, 산호세, 스탠포드/버클리 대학이 있는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할 기회가 많지는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한번 기회가 오면 이곳 저곳 유명한 곳을 다 구경해보고 싶은건 당연해 보입니다. 가끔 여행 일정에 대해 조언을 하게 됩니다. 그럴때마다 나파밸리를 추천합니다.  ‘오전에 나파에 가면 오후에는 뭐 하는게 좋아요?’ 라는 아주 귀여운 질문을 가끔 받기도 합니다.

나파밸리를 한번 들여다 봅시다. 우선, 나파밸리라고 하면 샌프란시스코 쪽에서 30분에서 1시간 정도 운전해 그 유명한 29번 국도로 진입하면,

나파 (Napa),

오크놀 (Oak Knoll)

욘트빌 (Yountville),

오크빌 (Oakville),

러더포드 (Rutherford),

세인트헬레나 (St. Helena),

칼리스토가 (Calistoga) 를 모두 아울러서 대략 50 킬로미터에 펼쳐져 있습니다.

napavalley

 

서울의 동쪽 끝에서 서쪽 끝 김포시까지가 대략 이 정도 길이가 될껍니다. 강동대교에서 한강을 따라 김포대교까지 전부 포도밭이거나 와인하고 관계 있는 건물들이라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 규모인지 상상이 되실겁니다.

밸리의 서쪽에는 다이아몬드산 (Diamond Mtn), 스프링산 (Spring Mtn) 그리고 마운틴디어(Mtn Deer) 가 있어 소노마 (Sonoma) 지역과 경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29번 국도 오른편엔 조그만한 나파리버 (Napa River) 를 따라 실버라도길 (Silverado Trail, 29번 국도보다 이 길을 따라 유명한 와이너리가 더 많이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이 하웰마운틴 (Howell Mtn), 아틀라스정상 (Atlas Peak) 옆으로 나 있습니다.
나파밸리에 들어서면 좌우로 산들이 보이긴 하지만 원주에 있는 오크밸리리조트처럼 산골짜기라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실리콘밸리처럼 이쪽 산에서 반대편 산까지는 자동차로도 한참 달려야 합니다.

 

나파밸리의 와이너리는 몇 개나 될까?

나파밸리를 갈 때 제일 먼저 하는 질문은 ‘나파에 와이너리가 몇개 정도 있을꺼 같아?’ 입니다. 와인 전문가가 아니라면 평소 생각해보지 않았을터니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마치 가로수길에 카페가 몇개 있을꺼 같아라는 질문과도 비슷합니다. 가끔 다녀도 짐작이 안되는데, 가보지도 않은 곳을 알수가 없겠죠.

흔히들 나파에는  450 개 정도의 와이너리가 있다고들 합니다. 우선 와이너리 (Winery) 에 대한 정의가 필요해보이네요. 와이너리는 기본적으로 와인을 만드는 곳입니다. 통상 포도밭 (Vineyard) 이 주변에 있고 생산한 포도를 저장하고 포도주를 숙성하는 동굴 또는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와이너리

와이너리

 

대략 큰 포도밭이 400개가 넘게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니 나파지역이 얼마나 넓은지 짐작이 갈껍니다.

일반인들이 가서 구경하고 시음을 해 볼 수 있게 개방된 곳과 특별한 약속을 하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곳도 있습니다. 일반인에게 개방되었다고 품질이 낮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상시적으로 운영하기에 너무 작아서 개방을 못하는 곳도 있으니 개방 여부로 와이너리의 좋고 나쁨을 이야기 하지는 않습니다.

아무 시간에나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완전 대중적인 곳보다는 사전에 예약을 해야만 갈 수 있는 와이너리가 일반적으로는 좀더 유명하다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아주 적은 양의 고급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는 두어달 전에 예약 해야만 방문할 수도 있습니다.

나파밸리 관광에 도움이 되는 팁을 이야기 하기 전에 와인을 그렇게 잘 알지 못하고 관심이 없더라도 가급적 다녀오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와인을 만드는 포도는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캠벨 품종이 아니고 오히려 야생 머루와도 같아서 처음 본다면 제법 신기합니다. 그리고 와이너리들이 서로 경쟁을 하기 때문에 정말 멋지게 꾸며 둡니다. 우선 와이너리 자체도 크고 멋있게 지어서 건축에 관심 있는 분들께도 권하고 싶고요, 정원도 잘 꾸며두어서 소풍하기에도 좋습니다.

 

나파밸리 방문 전 이것만은 꼭 알고 가자.

나파밸리 개별 와이너리를 소개하기 전에 일반적으로 유용한 정보부터 이야기 하겠습니다.

만약 샌프란시스코 근처에서 머문다면 아침 일찍 출발하는게 좋습니다. 나파 입구까지도 한 시간정도가 걸리고, 입구에서 북쪽 끝까지 50킬로미터니까 30 분 걸립니다. 조금만 늦으면 세인트헬레나 시내에는 차가 제법 막히기도 합니다.

사실상 제일 북쪽에 있는 샤토몬텔레나 (Chateau Montelena) 는 9시 30분에 시작하니까 ( 이 시간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으니 꼭 사전에 확인해주세요!) 호텔에서 8시 전에는 출발하는 것을 권합니다.

아침 일찍 출발 하지만 꼭 아침식사를 하고 가시기 바랍니다. 오전 10시 쯤에 빈속에 와인을 마시면 점심이 되기 전에 취해 버릴 수 있습니다. 낮술을 하면 Mother, Father 도 몰라본다는 말이 그냥 있는게 아닙니다. 평소 아침을 잘 드시지 않는다면 가방이나 차에 배를 든든하게 하는 음식을 챙기는걸 권합니다. 빵이나 비스킷도 좋고 과일을 준비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나파를 다니다보면 점심 먹을 시간이 잘 안나올 때가 많습니다. 식당을 찾기에는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이리저리 다니다 보면 애매한 때가 많습니다. 막상 식당을 찾아가도 30분 이상 기다리기 일수고요 ( 하지만, 나파에는 좋은 식당이 매우 많습니다. 좋은 식당을 미리 예약하고 가는 것도 현명한 방법입니다만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답니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점심으로 샌드위치나 빵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좋습니다. 점심을 먹을 수 있도록 정원에 테이블이 있는 와이너리도 있으니 큰 나무 그늘 아래서 한가로이 와인과 준비한 음식을 먹으면 소풍이 따로 없습니다.

아침 일찍 마땅히 식사꺼리를 살 수 없다면 오크빌가게 (Oakville Grocery)를 이용해보세요. 전통 있는 가게로 샌드위치, 커피, 치즈, 스낵, 음료수 등을 살 수 있습니다. 동네 사람들 출근할 때 들르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에 때에 따라서는 30분정도 걸릴 수도 있습니다.

 

oakville

 

본격 방문기, 이렇게 계획하면 현지인 처럼!

한번에 너무 욕심내지 말고 오전에 2 ~ 3 군데, 점심 이후에 3 ~ 4 군데 다닌다고 계획하는게 좋습니다. 와이너리에 그냥 휙 들러서 정원에서 사진찍고 안에 들어가서 한번 휙 둘러보고 또 차타고 이동한다면 나중에 어디가 어딘지 기억도 잘 안납니다. 물론 사진만 찍고 가는게 경제적인 와이너리도 있습니다만 보통은 그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와인을 맛 보는게 일반적입니다.

소위 와인 테이스팅 (Wine Tasting) 이라고 합니다. 와인 테이스팅은 우선 개인마다 얼마의 돈을 받습니다. 적게는 $20 부터 많게는 $70 정도까지 내야 합니다.

나파까지 왔는데 이 정도야 뭐,,, 라고 할 수 있지만 하루 6, 7번을 한다면 몇 십만원이 우습게 나갑니다.

원하는 와이너리를 찾아서 주차하고 들어서면 대부분 아주 친절한 목소리로 맞이합니다. 오늘 어떠냐? 우리 집에 온 걸 환영한다, 와인 테이스팅을 할꺼냐 등등. 시차 때문에 잠도 잘 못 잔데다가 아침부터 영어를 듣고 말해야 하면 당황스러워서 얼떨결에 YES 하고 자연스레 돈을 계산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럴때 당황하지 마시고 이렇게 말해 보세요.

Oh, well,,, Umm,,, Can I just take a look ?

일단 한번 둘러보고 마음에 들면 그때 시음을 해도 늦지 않으니까요. 물론 이것은 사전 예약을 하지 않고 그냥 걸어 들어갔을 때 해당됩니다. 이때 구경만 하고 작심하고 온 듯이 바로  Can I ~ 말해버리는 것보다는 고민스럽다는 듯이 Oh, Well, Umm 이렇게 좀 시간을 끌어주는게 좀더 부드럽게 보입니다.

만약 와이너리가 마음에 들어서 시음을 하고 싶다면 바텐더 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이때 명심해야 할 것은 머리 수대로 다 시음할 필요는 없습니다. 서너분이 같이 간다면 2명 정도만 시음을 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조금씩 맛을 봐도 괜찮습니다. 시음 와인이라 조금씩 주지만 여러군데 다니다는 것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한 종류의 와인만 생산하는 아주 특별한 와이너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와이너리는 여러 와인들을 시음할 수 있는 메뉴를 만들고 가격도 조금씩 다릅니다. 어떤 메뉴로 테이스팅 할꺼냐라고 묻는데 대략 이런 식입니다.

“We have 3 flights today. What kind of flights do you prefer?”

메뉴판을 가리키거나 들이 밀면서 이야기 하기 때문에 메뉴 고르라는 걸 눈치로 알 수 있지만 Flights 라는 아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게만 들립니다. 이 경우는 Flight는 시음와인들의 묶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와인 테이스팅

 

와인 시음을 하게 되면 통상 한 사람 앞에 여러 잔들을 두고 와인 종류별로 하나씩 따라 주면서 맛을 봅니다. 이때 소물리에 혹은 직원이 계속 뭐라고 설명합니다. 당연히 자기 와이너리 자랑이겠죠. 기본적으로 품종은 뭐고 얼마 숙성 시켰고 그래서 맛이 어떻다 그런 이야기 들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와이러니 창업자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요.  조용하게 맛을 음미하기는 어렵습니다.

나파지역은 여름철 낮 기온이 매우 높기 때문에 주로 카베르네 쇼비뇽 (Cabernet Sauvignon) 품종이 많습니다. 한국에서는 앞글자를 따서 ‘까쇼’라고 부르기도 합니다만 나파에서는 ‘캡’ (Cab) 이라고 합니다. 설명 중간에 ‘나파캡’이라고 들리면 ‘아, 까쑈를 말하는구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부분의 와이너리에서는 생산된 와인을 살 수 있습니다. 바로 옆 포도밭에서 자랐고 수확되어 이 건물에서 만들어지고 숙성된 와인이니 정말로 신선하다고 할 수 있겠죠. 무엇보다 내가 직접 가본 와이너리의 와인을 마신다는 것은 그때 추억을 같이 마시는 것이기 때문에 마음에 든다면 현장에서 사는 것도 좋습니다. 먄약 더운 여름이라면 뜨거운 차에 두면 안 좋을 수도 있으니 잘 생각하셔야 합니다. 가격은 소매가와 비슷해 보입니다.

이때 경우에 따라서 유용한 팁이 있습니다. 어떤 와이너리에서는 현장에서 와인을 구매하면 와인시음비용을 면제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waive 라는 표현을 씁니다.  예를 들어 4명이서 $25 짜리 Flight를 시음했는데 $120 짜리 와인을 사면 Tasting Fee를 waive 해주겠다고 하면 $100를 면제 받는 것이니 결국 $20로 $120 와인을 사는 셈이 됩니다. 만약 저녁에 마실 와인을 찾고 있었다면 더더욱 좋은 기회죠. 나파 와이너리에서 $100이 넘는 와인을 대부분 그 집에서 제일 좋은 와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waive 해주지 않는 와이러니도 많으니 개별 와이너리마다 확인하셔야 합니다.)

일부 와이너리에서만 가능하지만 제가 애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 와이너리에서 생산되는 여러 와인을 마시는 것보다 제일 좋은 와인을 마셔보는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서너명이 같이 간다면 그 와이너리를 대표하는 와인을 사서 마실 수 있는지 물어봅니다. 멋진 야외 테이블에서 와이너리 플래그십 와인을 친구들이랑 마신다면 멋진 추억이 될 수 있습니다.

 

나파밸리 와이너리

 

나파 와이너리들은 4시 전후로 우리 생각에는 좀 일찍 문을 닫습니다. 그때부터는 나파에서 빠져 나가는 차들로 길이 막혀서 샌프란시스코까지 돌아가는데 1시간 반정도가 걸립니다. 목적지에 따라 가는 내도록 막혀서 2시간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나파밸리 관광을 오신다면 아예 저녁까지 먹고 가는 것을 권합니다. 욘트빌이나 세인트헬레나, 나파에 비싼 식당들도 즐비하지만 저렴하면서도 분위기 좋은 식당들도 많이 있습니다. 좀 이른 저녁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편하게 숙소로 갈 수 있습니다. 나파밸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멀기 때문에 와인 애호가라면 1박을 하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지만, 나파밸리의 호텔은 시내 호텔보다도 더 비싸다는 것을 감내해야 합니다.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라면 주류 1병은 면세로 갖고 갈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인기 있는 와인을 잘 고른다면 한국에서 구입할때보다 50%이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으니 때에 따라서는 나파밸리 관광하는데 드는 비용을 뽑을 수도 있습니다. 꼭 되팔지 않더라도 현지에서 직접 사들고 왔다는 예쁜 이야기가 담긴 와인은 선물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습니다.

일반적인 나파밸리 이야기에 이어서 다음에는 직접 가본 와이너리 하나씩 콕 찍어서 자세한 정보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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