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제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 중인 브랜드스토리 마케팅 칼럼입니다.>

 

깊은 산속 암자(庵子)에서 먹는 참치 맛은 말 그대로 최고였습니다. 그러니까 무려 24년 전쯤입니다. 신입사원 때, 회사에서 기업문화 활동의 하나로 산행을 하고, 사찰에 들러 법문을 듣는 프로그램이 있었죠. 필자는 당시 그 프로그램의 진행자였는데, 그날따라 프로그램이 순조롭지 않아 필자를 비롯한 진행팀이 부장에게 심한 질책을 받았죠. 묵직한 마음을 안고 잠을 청하려는데, 깨우는 사람이 있었죠.

조용히 들어선 작은 방 안에는 부장과 진행팀 선배들이 모여서 물 컵에 소주를 들이키고 있더군요. 부장이 낮에 진행팀에 가한 질책이 마음에 걸렸는지 마음을 다독이는 자리였죠. 소주 잔이 일순(一巡)하여 필자에게 왔고, 마침 술이 당긴 터라 한 컵을 숨도 안 쉬고 마셨죠. 이어 입에 닿는 것은 캔에서 막 푼 참치 한 숟갈. 참치가 이렇게 맛있는지는 그때 처음 알았죠.

“특별한 반찬 없으면 참치 주세요.” 고등학생인 필자의 작은 아이는 지금도 고추참치 한 캔만 있으면 밥 한 공기를 뚝딱 합니다. 7~8년 전에 유행했던 ‘고추참치송’이란 동영상 때문이죠. 아주 재미있고 코믹한 동영상으로 매우 중독성이 강했는데,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는 그 동영상에 재미를 붙여 혼자 보면서 키득거리고 따라 부르더니, 마침내 고추참치를 사달라고 하더군요. 그 후로도 몇 번 먹더니 이제는 고추참치 마니아가 되어, 지금도 ‘특별한 반찬 없으면 참치 주세요’라고 합니다. 고추참치를 접시에 그대로 부어서 밥과 쓱쓱 비벼서 단박에 먹어치운답니다.

이렇게 동원참치는 아빠에게는 신입사원 때의 추억 속에 등장하고, 아이에게는 UCC 동영상 속에 출연했죠. 아빠와 아이는 동일 브랜드에 세대별로 조금 다른 스토리를 만들어가며 그 브랜드에 얽힌 스토리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부자지간에 서로 동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동원참치뿐만 아니라 신라면, 초코파이, 나이키, 코카콜라, 에버랜드 같은 우리 곁에 오랫동안 가까이 있는 브랜드에는 이런 세대별 스토리텔링이 자주 만들어지곤 합니다. 나이키의 세대별 스토리를 보면, 아빠에게는 대학입학 선물이자 잘 사는 집의 상징의 나이키였다면, 아이에게는 토탈패션의 완성이자 나이키 플러스와 나이키 퓨얼 밴드(Nike Fuel Band) 스토리가 있습니다. 또 신라면이 아빠가 군대에서 맛 본 ‘최고의 사제라면’이었다면, 요즘 애들에게는 ‘라면 먹고 갈래’ 스토리가 있을 수 있겠죠.

세대별 스토리텔링을 전략적으로 기획한 동원F&B는 최근 ‘동원 건강한 참치’ 3종을 출시했는데, 새로운 유형의 ‘4세대 참치, 4G 참치’라고 합니다. 동원F&B는 1982년에 1세대 참치라 할 수 있는 살코기참치를 처음으로 출시했으며, 이후에는 2세대 참치격인 고추참치, 야채참치, 쌈장참치, 마요참치 등 다양한 가미참치를 출시했죠. 그리고 2010년에는 정육면체 큐브 형태로 요리에 활용하기 좋은 3세대 참치라 할 수 있는 ‘델큐브 참치’를 선보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필자가 1세대 참치인 살코기참치 세대며, 우리 아이가 2세대 가미참치, 큐브참치네요. 4세대, 4G는 지금 CF모델인 삼둥이들 대한이, 민국이, 만세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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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 동원참치(좌), 광고 이미지(우). 사진=동원F&B

 

브랜드 스토리 개발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브랜드 주체인 기업이나 기관에서 브랜드 미션이나 아이덴티티를 핵심 메시지로 하여 개발하는 경우입니다.

나머지 하나는 소비자의 체험 스토리입니다.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체험하며 브랜드와 썸을 만드는 스토리텔링이죠. 앞에서 말한 암자에서의 참치 스토리, 고추참치송 스토리, 대학 입학 선물 나이키 스토리 등은 모두 소비자가 만든 스토리이며, 이 스토리는 소비자와 고객을 연결하여 정신적 유대 관계를 만드는 연결고리가 됩니다. 게다가 세대별 스토리는 부모와 자식 간의 소통과 공감의 연결고리가 됩니다.

그렇다면 좋은 브랜드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바로 소비자의 가슴에 오래 기억되어야 좋은 브랜드입니다. 소비자가 간직한 자신만의 스토리는 더 오래 기억됩니다. 특히 세대별 스토리텔링은 세대가 세대를 이어가며 전설(傳說)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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