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과 이해의 욕망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 채식주의자, p167 –

 

동생 ‘영혜’와 비디오 아티스트 남편 사이의 일을 두고 영혜의 언니 ‘인혜’는 이렇게 말한다. 이 말은 내가 <채식주의자>를 읽고 난 후 그대로의 느낌이다.

어린 시절 영혜는 아버지가 자신의 다리를 문 개를 오토바이에 묶고 질질 끌고 다닌 장면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 장면은 영혜의 뇌리에 박제되어 버린다. 어느날 그 충격적인 장면을 연상시키는 끔찍한 꿈을 꾼 이후, 영혜는 자신이 그동안 먹은 모든 생명들이 자신의 명치에 걸려있음을 느끼게 된다. 영혜는 육식을 거부하게 된 것이다.

이 이야기를 중심으로, 영혜의 남편 시점에서 전개되는 <채식주의자>, 영혜의 형부이자 인혜의 남편 시점에서 전개된 <몽고반점>, 영혜의 언니 인혜 시점에서 전개된 <나무 불꽃>, 이렇게 3가지 관점에서 소설이 전개된다.  남편은 육식을, 형부는 예술을 욕망할수록 영혜와 인혜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게 된다. 인간의 욕망과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그 욕망의 표현이 누군가에게는 폭력적임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또한 영혜가 중심이 되는 한 가지 이야기에 대해 서로 다른 시점의 이야기를 하면서 욕망으로 인한 폭력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 역시 이 책은 말해주고 있다.

 

채식주의자

영화 <채식주의자> 포스터 (이미지출처 : 다음영화)

 

영화 <한공주>는 학교 폭력에 대해 고발하는 영화다. 그런데 인터넷에는 영화에서 연출한 성폭행 당하는 장면의 선정성에 집중한 ‘<한공주>의 엑기스’ 클립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성폭행을 당한 소녀가 겪는 고통을 보여주고자 하는 영화인데, 그 영화의 강간 장면만 떨어져 나가 포르노로 소비되는 것이다. <몽고반점>에서 영혜의 형부가 영혜에게 몽고반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느낀 성적, 예술적 욕망과 이에 대한 표현 역시 영화 <한공주>와 마찬가지인 것 같다.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흐름을 끊고 영혜와 형부의 관계의 선정성에만 집중하게 하는 이 소재의 특성이 이 책에서도 발견된다.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한 집중도를 끊는 이 부분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을 완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이 맨부커 상을 수상한 이유도 납득할 수 있었다. 일상생활 속에서는 단지 기호의 차이에 불과한 ‘육식’과 ‘채식’에 부여한 상징적 의미를 찾아가는 재미와 폭력과 인간의 욕망에 대한 작가의 깊은 사유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깊이 잠든 한국에 감사드린다.

 

작가가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상을 수상한 뒤 발표한 수상 소감이다. 그리고 그 후 작가는 이 책으로 깊이 잠든 한국을 흔들어 깨우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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