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같이 아이를 키워야 양성성이 제대로 길러집니다
“남자아이가 무슨 인형을 가지고 노니”
“여자아이가 왜 치마를 안입으려고 하니”
“남자아이니까 태권도를 배워야지 왜 피아노를 배우려고 하니?”
“여자아이가 왜 그렇게 드세니?”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어렸을 때부터 이러한 고정된 성 역할에 대해 불만이 있었던 적이 있을 것이다. 성역할 정체감(gender role) 이란 인간의 태도와 관련하여 남녀별로 적절한 것으로 규정된 사회적, 문화적 기대치이다.
성역할을 sex role 이라고 하지 않고 gender role 이라고 하는 이유는 성(sex) 은 생물학적으로 결정되는 것이지만 남성성과 여성성은 문화에 의해 창조된 것이기 때문이다.
성역할 정체감은 사회화 과정에서 학습되어 태어나서 죽을 때 까지 평생 동안 지속되는 과정으로서, 자아 정체감이나 사회에서의 위치, 또는 타인과의 관계를 성에 따라 각기 다르게 가지게 된다.
유아기 때부터 여아와 남아는 선별적인(차별적인) 양육을 받게 된다. 또, 성장함에 따라 성역할에 대한 기대의 차이도 증가하게 되면서 사춘기에 도달하기 전에는 남녀간의 행동 양식에 확실한 차이가 드러난다.
이러한 성역할의 사회화과정을 설명하는 이론에는 3가지가 있다.
- 동일시론 : 아동이 동성의 부모의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본받는 데에서 성 정체감이 형성된다.
- 사회학습론 : 부모 이외에도 주변 환경이나 문화적 요소들이 성 정체감을 형성한다.
- 인지발달론 : 아동이 스스로 사회와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사회적 성 정체감을 형성한다.
물론 아동의 성역할 확립에는 이 세가지 이론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겠지만, 당연하게도 아동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친다고 알려진 것은 동일시론이다.
부모는 아동이 경험하게 되는 최초의 사회이기 때문이다. 아동에게 있어 양성성이 왜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양성성을 길러주기 위해서 부모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얘기 해 보고자 한다.
양성성이 왜 중요한가요?
우선 여성성, 남성성, 양성성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도록 하자.
- 여성성: 감성적, 주관적, 의존적, 관계지향적
- 남성성: 이성적, 객관적, 독립적, 목표지향적
- 양성성: 남성성과 여성성의 균형 또는 통합
이러한 성향을 남성성, 여성성이라고 나누는 것 또한 성역할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위의 개념은 심리학 용어일 뿐, 성역할을 나누는 의미는 아니다. 예를 들어 테스토스테론이 남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이 여성 호르몬이라고 명명되지만 여자와 남자 둘 다 이 호르몬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의 육아멘토 오은영 선생님은 씩씩하고 책임감 있고 강함으로 대표되는 남성성, 배려하고 조화롭고 협동할 줄 아는 여성성 이 두가지를 모두 갖춘 인간형이 인간관계도 원만하고 진취적이고 사회적으로도 성공한다는게 많은 학자들의 의견이라고 말한다. 또, 부모가 같이 아이를 키워야 이 양성성이 제대로 길러지며, 엄마 혼자 아이를 돌보고 아빠는 나가서 돈만 벌어오는 식은 이제 곤란하다고 따끔하게 강조했다.
<참고기사: 소리지르는 것도 ‘학대’ 아이를 그냥 믿으세요>
SBS 스페셜에서 방영된 <어떻게 영재가 되는가: 섬세한 아빠, 터프한 엄마> 에서는 성역할 고정관념이 확립되지 않은 7세 아동들을 대상으로 성역할 고정관념이 아이의 사회성 확립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창의적인 사고개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실제 실험 사례를 보여준다.
200명의 아동에게 10개의 직업 사진을 보여주며 직업에 따른 성별을 물어보는 성고정관념 테스트를 진행하여 성고정관념이 강한 여아(여성성),남아(남성성)를 3명씩 총 6명 선발, 성 고정관념이 낮은 남아,여아를 3명씩(총3명) 선발하여 실험에 참여시켰다.
9명의 아이들을 놀이방에서 놀게했는데, 주로 양성성이 강한 아이들은 리더쉽을 발휘하여 놀이를 이끌어간다.
여성성이 강한 아이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 양성성이 강한 아이들이 먼저 다가가서 놀이 참여를 유도시키는 등 배려를 보이기도 한다.
반면 남성성이 강한 아이는 게임에서 지거나 본인이 원하는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화를 내거나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다.
또 9명의 아이들에게 선을 보여주며 연상되는 그림을 그려보라고 하는 창의성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양성성이 강한 아이들은 민감성과 개방성, 그리고 아주 뛰어난 독창성이 나왔다.
창의적인 사고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독창성인데, 참신하고 독특한 아이디어나 해결책을 생각해내는 능력이다. 양성성이 아이들의 창의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양성성을 높이는 아동교육 방법
1. 양성성이 높은 집 분위기를 만들자
- 부모가 먼저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성 역할을 구분지어 집안일을 맡지 않는다.
-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 힘들 때에는 주말이나 여가시간에 짬을 내어서 놀아주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2. 딸에게 양성성을 높이는 교육하기
- 여자니까’ 혹은 ‘여자 아이답지 못하다’ 등의 성적 고정관념이 반영된 말을 하지 않는다.
- 자동차나 로봇 등의 다양한 장난감을 제공하여 함께 놀아주고, 몸을 부딪치며 노는 칼싸움이나 총싸움을 하는 등의 신체운동 놀이도 하게 한다.
- ‘얌전함’과 ‘예의바른 행동’ 사이에는 차이가 있음을 알려주고, 소신있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게 행동하도록 가르친다.
- 광고나 드라마에서 아름다움과 나약함을 여성의 성적 매력으로 끊임없이 부각시키는것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가르친다.
3. 아들에게 양성성을 높이는 교육하기
- ‘사내답다’ ‘사내답지 못하다’ 등의 성적 고정관념이 반영된 말을 하지 않는다.
- 아버지가 먼저 따뜻한 감성을 표현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행동을 보여준다.
- 아들에게 딸과 같은 비중으로 집안일을 거들게 한다.
- 남성의 미덕으로 여겨 온 씩씩함이 남을 무시하는 강함이나 무례함과 같지 않음을 가르친다.
- 인형놀이세트나 소꿉놀이세트 등의 장난감을 제공하여 함께 놀아주고, 주방놀이를 하거나 아기를 보는 역할놀이를 하며 양성성을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