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부모들은 주위가 산만한 우리 아이가 혹시 ADHD를 앓고 있지는 않을지 걱정한다. 또는 병원에 데려가 검진을 받게 하기도 한다. ADHD라는 것은 과연 주의가 산만한 아이를 일컫는 말일까?
■ ADHD 가 정확히 어떤 병인가요?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는 아동기에 많이 나타나는 장애로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하여 산만하고 과다활동, 충동성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증상들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아동기 내내 여러 방면에서 어려움이 지속되고, 일부의 경우 청소년기와 성인기가 되어서도 증상이 남게 된다.
질병에 대한 홍보와 국민들의 이해가 높아지면서 치료를 원하는 아동과 부모가 늘고있는데, 가장 흔한 오해는 ADHD가 정말 병이냐는 것이다.
최근 ADHD의 원인은 다양한 것으로 연구를 통해 증명되었다. ADHD는 신경화학적 원인에 의해 발병한다. 즉 ADHD는 뇌 안에서 주의집중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기능 이상에 의해 발생되는 질환이다. 주의집중력과 행동을 통제하는 뇌 부위의 기능 저하 또한 ADHD와 발생과 연관되어 있다. 또, ADHD는 유전적 성향이 있는 질환이다. 같은 증상을 보이는 형제, 혹은 부모님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흔히 생각하는 과잉행동형 ADHD 외에도 다른 형태의 ADHD가 있는데, 크게 3가지로 나누어지는 유형은 다음과 같다.
- 주의력 결핍 우세형 (조용한ADHD)
- 과잉행동/충동성 우세형
- 복합형: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충동성의 증상이 모두 나타나며, 가장 흔한 유형이다.
산만하지 않아도 ADHD인 경우가 있으며, 산만하다고 해서 모두 ADHD 인 것 또한 아니다. 이렇듯 ADHD는 집중력 검사 하나만으로는 속단할 수가 없다. 단순히 산만한 것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상태가 같이 겹쳐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 ADHD, 꼭 치료를 해야 하나요?
ADHD 아동은 다양한 다른 질환을 함께 가진다. ADHD가 단독으로 있을 경우는 30%밖에 되지 않으며, 70% 가량은 ADHD 의외에도 우울, 불안 문제, 틱 증상, 학습 장애등의 다양한 문제들을 동반하고 있다.
때문에 주위가 산만하다고 부모나 선생님이 잠정적으로 ADHD라고 생각해서는 안되며, 아이의 문제 행동에 대한 주변 어른들의 정보와 전문의가 직접 아동을 진찰한 결과를 통합해서 전문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들을 잘 파악하고 치료하지 못하면 학교 생활이나 또래 관계에서 어려움이 지속되어 학교 부적응 및 자퇴, 청소년 비행, 장기적인 대인관계 및 사회부적응으로 발전할 수 있다. ADHD를 가진 아이가 불량청소년이 될 것이라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ADHD를 가진 아이에게 주는 꼬리표와 시선이 아이들을 이렇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사의 진단 후에 알맞는 치료와 교육을 병행하면 좀 더 행동을 조절할 수 있고 학업성취도도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우울증과 같은 다른 질환도 고쳐질 수 있어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이렇듯 ADHD가 함께 가지고 오는 질환의 진단과 치료는 아동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매우 중요하다.
■ ADHD는 무조건 안좋은 장애인가요?
ADHD라고 해서 몹쓸 ‘정신병’에 걸린 것도 아니고, 신체적 장애와 같이 치명적 뇌 결함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뇌 회로가 일반적인 아이들보다 조금 다르게 작동할 뿐이다. 이 세상에서 천재로 여겨지는 위인들 중 ADHD를 앓았던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1.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1791년 30대 중반에 사망하였으며, 매우 산만한 성격을 가졌었다. 영화 ‘아마데우스’ 에서 모차르트는 굉장히 산만하고 어수선한 캐릭터로 나오는데, 사실 그게 모차르트의 실제 성격과 굉장히 흡사했다. 하지만 그는 한 번 집중하게 되면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 몇 주 만에 오페라 전곡을 모두 작곡할 정도였다.

영화 아마데우스(Amadeus, 1984) 中
2. 윈스턴 처칠 경
학교를 다닐 때에는 성적이 아주 나쁜 편이었고, 충동적이어서 사고를 많이 일으켰다. 오죽하면 처칠의 생활기록부는 이러했다.
처칠은 품행이 나쁜 믿을 수 없는 학생으로, 의욕과 야심이 없고 다른 학생들과 자주 다투며 상습적으로 지각하고 물건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며 야무지지 못하다
그는 하위권의 성적이었지만 역사 과목에서만큼은 아주 뛰어났고 본인 또한 역사책을 닥치는대로 찾아 읽곤 했다. 즉, 본인이 관심있는 분야에 엄청난 집중력과 성과를 보인 것이다.
3. 토머스 에디슨
에디슨의 초등학교 3학년 담인선생님은 에디슨은 주의가 산만하고, 정서가 불안하며, 학습능력이 부족하다며 학교생활을 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전형적인 주의력결핍장애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한 가지 일에 매달리지 못하고 계속적으로 관심을 여러분야로 돌리는 특징을 가진 에디슨은 중년이 되어서야 놀라운 집중력으로 전구, 마이크로폰, 영화, 전기, 조명 등 무수한 발명을 한다.
■ ADHD를 가진 아이들이 가진 특별한 장점
이 아이들은 소위 ‘정상’ 이라고 불리는 아이들에게 맞는 반복, 청각 학습, 기계적 암기 등의 요소가 대부분인 학교 학습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며, 경리나 관리자 같은 일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들은 위대한 혁신가가 될 확률이 높고, 변화가 잦고 끊임없는 도전과 활동이 많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응급실 내과의사, 전투기 조종사, 세일즈맨 가운데 이런 특징을 지닌 사람들이 많다.
또 주의력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은 형태와 관련 있는 창의성이 높다. 정상적으로 주의를 집중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혹은 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많은 단편적 정보를 가공하여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창의성이 높은 사람과 ADHD 성향을 지닌 사람 모두가 정상인에 비해 뇌기능과 관련해 강도 높은 감각 추구행동을 하고, 높은 활력과 행동성을 지니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
기계적인 암기와 업무는 이미 구시대에서 환영받던 자질의 하나이다.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는 지금, 교육선진국 핀란드와 스웨덴에서는 아이들의 주의력을 분산시켜 창의력으로 연관시키기 위해 그에 맞는 학교 디자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교실을 아예 없애고 바깥에서 하는 야외활동으로 학습하게 하는 등의 창의력 발달 학습을 한다.
앞의 ADHD를 가지고 있었던 천재의 대표적인 예로 든 에디슨의 어머니 낸시는 에디슨에게 학교를 그만두게 하고, 에디슨이 커서 철도회사에 취직할 때 까지 직접 아들을 가르쳤다. 낸시는 아들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으며, 아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지닌 믿음을 학교가 상처입히도록 놔두지 않았다. 에디슨은 어머니가 자신에게 가지고 있는 믿음을 알고 본인 또한 자신을 믿을 수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주저하지 않고 창의력을 발휘하여 수많은 발명을 하게 된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주의력이 산만하다’ 라고 꼬리표를 붙였던 이 아이들은 단지 우리가 채택했던 교육방식과 사회 분위기에 맞지 않았기 때문에 본인의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기계가 인간이 하는 일을 모두 잘 해내어 사람들이 존재의 필요성에 대한 고민을 할 때에, 오직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발명해 냄으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소중한 기질의 아이들이지 않을까? 이번 기회에 ADHD를 가진 아이들에게 나도 모르게 가지고 있었던 꼬리표를 떼어냈으면 좋겠다.
참고도서: 에디슨의 유전자를 가진 아이들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