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도 달력이 한 장 넘어갔다. 야심차게 다짐 했었던 연초의 각오들은 안녕한지 한번쯤 점검을 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 나태했던 작년의 나를 반성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써내려갔던 To do list를 다시 점검해보자. 헬스장은 꾸준히 가고있는지, 담배는 잘 참고 있는지, 영어공부는 어떤가?

외국어 공부

꽤 많은 분들이 나처럼 외국어 공부를 새해 목표 중 하나로 세웠으리라 확신한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지금쯤이면 아마도 조금씩 스스로 합리화의 귀재가 되어가며 공부를 차일피일 미루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을지도 모른다. 느슨해진 당신의 새해 결심에 다시 한번 불을 지피기 위해 외국어 학습 관련 포스팅을 시작해보는 바이다(!)

저자 게이브리얼 와이너

작년 아마존 베스트셀러 중 <플루언트 포에버>라는 제목의 외국어 학습서가 전세계 구독자에게 큰 인기를 얻었는데 외국어 공부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비단 한국에서 만의 일은 아닌 모양이다.  기억력을 중심으로 한 뇌 과학에 기초해 더 효율적으로 언어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법적인 면들이 아주 구체적으로 서술되어 있는 실용서인데 중급 이상의 학습자보다는 초급 학습자들에게 더 효과적일 수 있는 학습 원리들이 기술되어 있다.

여러 가지 권위 있는 실험들과 논문들, 양질의 다양한 레퍼런스들이 실려있어 학습 자료로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저자 게이브리얼 와이너는 나이 서른에 6개 국어를 마스터한 다국어 구사자로 본업은 성악가라고 한다. 성악가들이 외국어 곡의 가사를 연습할 때 완벽한 발음을 위해 그 소리를 앵무새처럼 흉내 내는 방법으로 연습을 거듭한다고 하는데 외국어도 크게 다르지 않단다. 이런 식으로 발음을 익히고, 번역하지 않고, 반복하는 것. 결론은 이 세 가지가 책에서 다루는 외국어 훈련의 기본 원리이다. 한국어 번역본으로도 출간이 되었으니 한번 찾아서 읽어보시길.

사실 나는 만 3년째 영어권 국가에 거주 중이라 늘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에 놓여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어란 놈은 뇌가 다 자란 성인에게는 그다지 친절하지 않아서 따로 시간을 들여 꾸준히 공부해야 할 필요성을 느낄 때가 많다. 한국에 있는 지인들은 내가 3년이나 영어권 국가에 있었으니 이제 영어에 있어서는 천하무적으로 원어민처럼 말하는 줄 안다. 물론 국내에 있는 것보다 영어가 늘기에 유리한 환경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제아무리 영어적 환경 속에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따로 공부하지 않으면 원래 알던 표현이나 쓰던 표현만 습관적으로 사용하게 되고 내가 말하기 편한 주제에 한해 상대적으로 더 자주 말하게 되므로 표현력에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일상생활에 별 지장이 없는 정도가 되면 일명 ‘Comfort Zone’에 머무르게 되어 한 차원 높은 단계의 영어 구사를 위한 동기부여를 잃게 되기도 한다. 외국어 공부에 있어서 이 동기부여라는 것은 생각보다 크다.

외국어 공부는 단지 우리말을 다른 나라 말로 바꾸어 말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새로운 사고방식으로 문화와 더불어 언어를 배우는 일이다. 외국어 구사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고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완벽한 문장을 완벽한 발음으로 구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국 문화의 공유라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그래서일까. 비슷한 문화권인 일본이나 중화권 출신의 사람들과 영어로 대화를 할 때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럴 때마다 역시 커뮤니케이션은 말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

반면 서구 출신 사람들과 서툰 언어로 이런 경험을 하기는 흔치 않기 때문에 영어를 말하고자 한다면 그쪽 문화를 알아야 코드를 맞출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엔 ‘찰떡’같이 말해도 ‘개떡’같이 알아듣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말이다. 한국식으로 사고하면서 외국어가 외국어다워지기는 어려운 일이다. 다른 언어로 말할 때는 그 언어에 맞게 사고의 회로를 바꾸어야 보다 그 언어다운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 더불어 이렇게 사고방식에 변화를 주는 방법을 깨닫게 되면 그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의 문이 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When you learn a new language, you also learn a new point of view and culture.
The new way of life will open new doors in your way of thinking.

 

진부한 이야기이지만 외국어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장거리 경주이고 시간을 투자한 만큼, 노력한 만큼 솔직한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또 외국어 공부이기도 하다. 외국어 공부든 다이어트든 금연이든, 아직 달력은 한장밖에 넘어가지 않았으니 새해에 어떤 계획을 세웠건 후회하지 않도록 작년보다 노력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 노력이 훗날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값진 열매가 될 수 있기를. 노력의 결과는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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