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 동안 총 36개의 task를 순서대로 끝내면 짠 온라인 쇼핑몰 창업이 완료되는 창업기.    Task 2 는  블루팬써가 담당했고 상호명과 브랜드, 브랜드 스토리다. 절말 술술 나왔다. 그리고 그 과정은 유쾌하고 즐거웠어.

 

우선 우리 팀원들의 퍼스널 브랜드 아이덴티티

우리가 할 온라인 쇼핑몰의 상호를 결정하기 전에 우선 각자에게 분명한 아이덴티티를 만들고 싶었다.  처음엔 뚜렷한 목적이 있다기 보다 그냥 던진 말이었는데, 앞으로 우리의 경험을 유튭으로도 남기기로 했기 때문에  각자 닉네임이나 상징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동물이 뭐냐? 이러다가 시작.  그리고 우리가 각자 다른 세대이기 때문에 자기가 속한 그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스토리가 있으면 좋겠다로 발전.

 

우주를 유영하는 돌고래

우리 이팀장은 사실 작년 말부터 좀 우울하고 짜증스러워 보였었다.  그러다 어느날 또 잡담을 떨다가 자기도 모르게 아 진짜 일하기도 싫고.. 이러시는. 아니 사장 앞에서 이러시기 ㅠ.ㅠ

그래서 지구에 바이러스도 창궐하고 하니 지구가 싫어서 배낭 챙겨서 우주로 떠나버리는 돌고래가 어떠냐고 했더니 아니 진짜로 지구를 떠나고 싶다면서 너무 딱이라고 좋아하심.  돌고래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시작부분이 떠올라서였다.  지구의 인류를 몰래 지켜주던 돌고래들이 됐다며 우주로 일제히 탈출하는 장면이다.  웃음은 모든 것을 바꿔버린다. 지구가 싫어서 떠나는 돌고래의 시큰둥한 표정, 그리고 자유롭게 우주를 유영하는 돌고래. 짐이라고 챙겼는데 겨우 책 몇권과 노트, 연필이 가장 소중한 돌고래.  3040 여성분들이 이 스토리를 좋아해 주면 좋겠다.

 

캐릭터를 만들었다. 친구 따님인 서현님의 작품.

 

방구석 돌핀

 

자기가 말인 줄 모르는 동키

우리 박매니저님은 몇 년 전 처음 면접 볼 때 어쩐지 자신감이 없어보이는 인상이었다. 사실 그래서 확신이 가질 않았다. 기자를 어떻게 했나 싶었던 …  감정의 진폭이 별로 없고 그래서 상대에게 안정감을 준다. 알고보니 멘탈갑.  본인 닉넴이 동키라길래, 처음에는 말이 되고 싶은 동키로 하자고 했다가 생각해보니 그건 별로 좋은 느낌이 안들어서 말인 줄 모르는 동키로 했다. 미운오리새끼같은 거로, 백조인 줄 모르는. 2030 남성들이 감정이입해줄까.  그림은 참 즉자적인 아이디로 부탁했다.  말이 거울을 보면 갈기를 찰랑대며 빗는데 거울 안에는 동키가 보이는.

 

방구석 (1)

 

그런데 이렇게 하고 보니 누구는 우주를 유영하는데 누군 방구석에서 머리 빗고 있는 게 좀 불공평해 보여서, 도시를 질주하는 말 컨셉으로 캐릭터 그림을 하나 더 그렸다.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기 때문에 강남역을 자전거로 질주하는 말.

방구석 동키

 

방구석의 퀸, 링피트하는 블루 팬써

그리고 마지막 나의 컨셉.  (여러분 50대가 되면 그전에 존재하는 줄 몰랐던 장기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얘들이 막 아프기 시작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요.) 날렵하게 정글을 날라 다니던 하지만 지금은 방구석에서 링피트에 빠진 팬써로 내 캐릭터를 잡았다. 요즘 완전 링피트에 빠져서 생전 처음으로 운동중독이라.

 

블루팬써

 

그럼 회사의 이름을 지어볼까?

회사 이름 짓기는 5분 정도 걸린 듯하다. 그냥 떠오른 이름이 방구석. 그런데 돌핀도 동키도 완전 마음에 든다고 해서 그대로 통과.  방구석이라는 이름은 우리 쇼핑몰의 컨셉과 연결되어 있다. 우리의 쇼핑몰 컨셉은  싱글의 홈콕 라이프를 즐겁고 쾌적하게 만들기이다. 방구석을 여행하는 싱글들을 위한 쇼핑몰.  어느 책에서 읽었나  잘 기억이 나질 않는데 방안에서 여행하기에 대한 내용이 떠올랐다.  꽤 오래전 읽은 책인데 천장의 무늬를 탐구하는 데 하루, 그 다음 벽지, 창틀 이렇게 면밀하게 관찰하며 방안을 여행한다는 얘기였는데 혹시 책 제목 아시는 분 댓글로 좀 부탁드려요.

 

어떤 소비자를 타겟으로?

블루팬써는 4050여성들의 건강과 쾌적한 공간에 관심이 많다.  동키는 2030남성들의 집에서 하는 취미,게임에 관심이 많고 돌핀은 3040 여성인데 트렌디한 물건에 관심이 많다.

팬써는 미니멀리스트로 쇼핑을 싫어하고 물건을 사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한번 사려면 온갖 검색을 다 한 후에 꼭 필요한가 다시 물어보고 계속 미루는 스타일.

돌핀은 꽂히면 지르는 스타일. 인기있는 아이템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사람들이 은근 돈을 많이 쓴다고 하신다.

동키는 옆의 누군가가 좋다고 하면 그걸 따라사는 스타일이다.

예를 들면, 돌핀은 이미 에어프라이어를 갖고 있고, 돌핀이 어떤 에어프라이어가 좋다고 얘기하면 팬써는 그걸 검색하다가 진짜 필요한가 고민에 들어가고 다음날 동키는 이미 그 에어프라이어를 산다.

우리는 다 세대도 다르고 취향도 많이 달라서 각자 타겟그룹을 책임지기로 했다.

 

우리의 강점인 콘텐츠

우리는 다들 콘텐츠에 강점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쇼핑몰을 하면서 그 아이템에 대해 1) 아이템 사용자의 고민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그 고민을 해결해 주도록 하자 2) 콘텐츠를 통해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자   3) 최대한 자세한 정보를 전달해서 고객이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게 해주자.  이 세가지를 우리가 유통을 하며 공헌할 수 있는 Value 로 잡았다.

그리고 모든 제품을 까칠 김선생 ( 그림을 그려준 서현님의 모친. 뭔가 마음에 안들어함), 백날 류선생 ( 백날 고민하고 그래도 안사는 류팬써), 꽂혀 이선생 ( 꽂히면 지르는 이돌핀), 팔랑귀 박선생 ( 주변의 추천에 쉽게 움직이는 박동키)이 직접 사용하고  Debate 하고 최종 결론을 추천으로 내린 한 가지 제품씩을 팔자로  정했다.

 

회의는 정말 즐겁다.  아마 아직도 이게 일이라기 보다 놀이같기 때문일테고 아마도 3-6개월차 배송과 고객 응대가 많아질 때쯤 힘들어하게 될 것같다. 그 때 오늘 이 회의를 떠올리며 힘을 내게 되기를. 그리고 우리가 정말 잘되면 그래도 좋은 관계로 남기를. 회사가 너무 잘되어도 관계가 깨지기 쉽거든요. 나중에 누가 아나요?  쿠팡 창업자도 마켓 컬리 창업자도 이런 시기가 있었을 거 아닙니까.

 

주식회사 방구석

 

12주간의 전체 To Do list는 여기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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