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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가 제안하는 변화하는 미래를 위한 채용, 운영방법

narsass

채용 시스템의 변화

요즘 젊은 세대에게 대기업의 문은 좁기만합니다.  그리고 점점 들어가기 복잡해집니다. IMF이후에는 그나마 스펙만 요구해서 회사가 요구하는 스펙만 맞추면 취업이 되었어요. 그런데 이런 흐름이 바뀝니다. 삼성, 현대 등의 기업이 공채를 없앤 것입니다. 공채를 없앴다는 건 구직자에게 무언가 다른 것을 요구한다는 것인데 그것이 잘 잡히지 않습니다.

이런 채용 시스템의 변화에 대해 연구하려면 사회변화를 관찰해야 합니다. 기업은 결국 이익집단이고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사회변화를 따라야 하기 때문이죠.

IMF외환위기 전에는 사람들은 회사에 한 번 들어가면 어지간하면 나올 일이 없었습니다. 한번 입사하면 정년 퇴임할 때까지 일할 수 있었죠. 하지만 외환위기 후 사오정, 오륙도라는 말이 생겨나더니 대기업에서 40살도 안된 대리가 명예퇴직을 당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것도 모자라서 입사 3개월 차 대기업 명퇴자가 튀어나오기에 이르렀죠(명목은 보직변경이지만 사실상 명예퇴직과 다름없습니다).

이런 변화가 일어난 배경을 최대한 간단히 짚어보죠. IMF 외환위기 이전에는 투자하는 만큼 돈이 벌리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문어발 진출이 가능했고, 남이 하는 영역에 들어가면 나름 수익이 생기니까 인재를 빨아들였던 것이죠. 그러나 외환위기가 터지고 이런 문어발 진출의 타격이 오자 기업들은 지금 잘되는 부분만 시스템을 잘 만들어서 운영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러니 공부 잘하는 사람한테 시스템만 잘 가르쳐서 운영시키면 됐던 것이죠.

하지만 문제는 이런 시대가 가버린 것입니다. 예전에 비해 세상의 변화가 빠르고 해외 시장의 변화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커졌습니다. 문물이 들어오는 속도가 빨라지고 해외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커져서 끊임없이 변화해야 하는 거예요. 그러니 더 이상 공채로 시스템에 맞는 사람을 일률적으로 뽑을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이제 기업이 손댈 수 없는 분야를 개척할 수 있는 전문적인 인재가 필요한 시대가 온 것이죠.

이 과정에서 기업과 구직자, 양쪽에 딜레마가 생깁니다.

우선 구직자, 특히 신입의 경우 기업이 원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이 힘듭니다. 이런 수시채용에 익숙한 국가의 경우, 그 사람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와 마일스톤이 무엇인지를 채용공고에 설명하지만 국내는 그게 아니라 예전 경력공채 내던 식으로 공고를 내더군요. 물론 전문가라면 이 정도 내용으로 분석을 해낼 수 있어야 하지만… 그것도 적어도 차부장급은 되어야 가능한 이야기지요.

기업도 머리아픈 건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채용방법을 어찌어찌해서 도입시킨다고 해도 그 채용방법을 통해 들어온 사람을 상사/임원에게 납득시킬 방법이 없어요. 기업홍보를 위한 사내 유튜브를 만들면서 최소한의 학벌을 우선하면 좋겠다는 말이 실제로 나옵니다. 결국 새로운 분야를 위한 채용을 하면서 기존 채용방식을 활용해야 합니다. 스펙으로 커트하는 거죠. 안 그러면… 실제로 블라인드 채용을 해도 임원들은 학교 물어보고 학교가 좀 후지다 싶으면 인사팀에 불벼락을 내리거든요.

원하는 능력을 지닌 인재를 효과적으로 채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제법 있습니다. 다만 저는 동양권과 서양권의 문화는 굉장히 이질적이며 바로 흡수되기 어렵다고 보는 입장이라 동양권 내에서 찾아야 할텐데 그런 기업이 극히 적을 뿐이지요.

그런데 있습니다. 심지어 보수적인 콘텐츠 기업입니다. 비즈니스 직군과 콘텐츠 직군의 성향이 이질적인데 조화를 이루면서 높은 성과를 낸 기업입니다. 근속연수도 길고 나이든 사원들도 많은데 새로운 분야에 진출은 늦은 편이지만 적절한 인재를 뽑아서 반드시 성과를 내는 기업이에요.

바로 닌텐도입니다.

이후 내용은 한국, 일본의 지인들 그리고 구직정보 사이트인 글라스 도어 (GlassDoor), 쿠치 코미(クチコミ) 등의 정보에 기초하여 작성한 것이므로 직접 내부에서 일하는 관점과는 다를 수 있음을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럼에도 굳이 닌텐도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닌텐도는 한국의 꼰대기업 저리가라 할 정도로 유난히 보수적인 조직이지만 채용은 상당히 열려있으며 시대변화에 잘 대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수적이면서 열린 채용

일본 닌텐도는 일본의 다른 게임회사에 비해 급여, 복지 그리고 근속 조건이 좋습니다. 역시 대기업급 일본 현지 게임회사에 다니는 지인들의 말을 빌리면 압도적으로 좋습니다. 히다치, 도시바, 캐논, 후지쯔같은 최상위권 기업과 비교해도 꿇리지 않는 수준이기에 게임을 모르는 사람들은 물론 게임업계는 쳐다도 안 보는 높은 스펙의 구직자들도 닌텐도만은 지원할 정도입니다.

우선 닌텐도는 학력과 학벌을 분명히 보는 회사입니다. 하지만 이는 학력, 학벌이 꼭 필요한 분야라서 그런 것이지 회사 전체, 즉 모 회사처럼 물류창고 관리팀원을 SKY로 채우는 수준은 아닙니다. 실제로 2006년 한국닌텐도가 채용을 진행할 때 입사한 사람들 중에는 고졸도 제법 있을 정도입니다.

지역과 출신은 전혀 보지 않습니다. 교토는 상당히 특이한 입지의 산업도시라 국내매출보다는 해외매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닌텐도는 70%에 육박합니다. 그래서 해외인력의 유입이 많습니다.

이는 순수 일본인을 우선하는 다른 대기업과는 대조적입니다. 유난히 보수적인 일본 채용 시장은 특정 인종, 특정 대학 출신은 일정 급수 이상의 회사에는 지원 못하는 시장입니다. 최근에는 상황이 나아져서 스퀘어에닉스 같은 미디어 사는 한국인을 채용하기로 유명했고 최근에는 닛산자동차가 한국인을 대량 채용하는 등 예외상황도 발생했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일본 기업은 내수시장 지향이기에 일본인을 우선합니다.

매번 채용설명회에는 회사를 알 수 있는 독특한 팜플렛을 제작해서 배포합니다.
이게 상당한 레어템이 될 때도 있지요. 특히 채용이 적은 해라면 [출처 : 야후옥션]

닌텐도 채용의 진행

학벌과 출신을 많이 본다지만 이는 출근이 용이한 교토내 사람들을 우선할 뿐 결과적으로는 국내외 가리지 않고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을 뽑습니다. 교토 사람들한테만 장사할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실제 채용 프로세스는 철저하게 직무에 맞춰져 있습니다.

닌텐도의 채용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지원서 작성 (엔트리 시트(ES) 작성이라고 한다)

・웹페이지 테스트. 주로 영어나 인적성 검사

・1차 시험 (개인면접, 그룹토의, 필기 테스트 중 해당 직무에 필요한 것만 진행)

・2차 시험, 최종면접

눈에 띄는 것은 영어테스트입니다. 닌텐도는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TOEIC등의 영어시험은 일절 요구하지 않습니다. 단 해외사업에 지원했거나 해외지원업무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 영어시험을 칩니다.

본인들이 직접 만든 영어시험을요.

보통 TOEIC이 기업 입사시험의 척도이긴 하지만 이게 영어능력과 연결되는 건 아니라서 800점대임에도 비즈니스가 문제없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900점대임에도 회화가 버거운 사람도 있지요. 즉 업무능력과 직결되는 테스트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닌텐도는 직접 제작한 툴을 사용합니다. 이 검사툴은 집에서 응시할 수 있는데 단순한 문장조합만이 아니라 마이크를 통해 말도 해야 합니다.

내용면에서는 철저히 닌텐도의 비즈니스에 필요한 내용만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렇게 영역은 좁되 난이도는 높아서 센터시험(일본의 수능)의 상위권 정도는 되어야 합격할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지방대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MACHI, 칸칸도리츠는 물론 해외 명문대 졸업자조차 제치고 해외사업부에 입사한 사람들이 제법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합격하면 본격적인 필기시험이 치러집니다. 이 과목은 필수와 선택이 있습니다.

영어교육 게임이 괜히 만들어진게 아닙니다 [출처 : 닌텐도]

한국의 경우, 아니 일본의 다른 대기업도 입사필기시험은 또 하나의 수능입니다. 국어부터 시작해서 비즈니스 에티켓까지 모두 시험으로 나오지요. 그래서 전문서를 구매해서 고시 준비하듯 준비해야 합니다.

하지만 닌텐도의 경우, 완전히 전문분야만 테스트합니다. 일본내에서도 상당히 드문 케이스라는데 더 드문 것은 문제은행에서 문제를 빌리는 것이 아니라 닌텐도의 업무를 위해 만들어진 시험문제를 인사/교육팀에서 만든다고 합니다. 물론 공통시험도 존재합니다. 구글에서 실시하였었던 페르미 문제 같은 것이죠.

* 페르미 문제(Fermi Problem): 페르미 추정(Fermi Estimate)으로도 불린다. 어떠한 문제를 기초지식과 논리만으로 풀어나가는 것을 말한다. 정답보다는 사고력이 중시되기도 하다. 대표적인 예는 ‘골프공 표면의 구멍은 몇 개인가’.

단 재직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설령 풀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를 왜 풀 수 없는지 그 대안만 잘 설명하면 통과가 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렇게 입사한 사람들이 꽤 됩니다. 이유인 즉

 닌텐도는 스펙, 학벌보다는 어려운 문제를 풀어나가는
 학습력을 많이 보는 회사기 때문입니다. 

닌텐도의 공식 발언이 아니므로 가려 들어야겠지만 이런 전형방식 덕분에 앞서 말했듯 해외사업부에 외국 명문대 유학파가 떨어지고 일본의 대학 영문과가 합격하는 일도 벌어진다고 합니다. 이게 과연 합리적 일지는 여기서 단언할 수 없는 문제지만 닌텐도가 해외시장을 연구하여 닌텐도만의 전략으로 공략하는 능력은 참 뛰어난 회사라는 점은 2007년 한국진출에서 보여준 바 있습니다.

철저하게 목표만을 본다

면접도 철저히 목표지향적입니다. 공통적으로 YES/NO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 없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제가 수집한 질문이 수백가지가 넘는데 그 중에서 특이한 것 몇개 적어보겠습니다.

당신은 어떤 닌텐도 게임기를 갖고 있습니까 (업무부)

최첨단 기술을 게임에 접목하는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습니까? (프로그래머)

학창 시절을 어떻게 보냈는지, 이 생활이 어떤 특성을 만들었는지요? (개발팀)

닌텐도가 모바일 게임에 진출한다면 어떤 IP가 적합할까요 (개발팀)

읽었던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문장/대사와 그 의미를 말해주세요. (개발팀)

닌텐도에서 일하는 것이 매력있는 일일까요? (영업부)

경력직의 채용은 또 다릅니다. 만약 결원이 생기거나 새로운 사업을 할 경우 관련 인원은 헤드헌터 채용만으로 이뤄집니다. 이 과정에서 닌텐도와 어울리는지만 보고 학력, 학벌, 인종은 묻지 않으며 국적은 법률상 해당국에서 근무가 가능한 경우라면 문제 삼지 않는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역사가 오래된 기업은 한국인을 유난히 무시하는 경우가 강한데 닌텐도에겐 해당없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직무별로 인재 성향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업무부의 경우 대외업무가 많은 부서입니다. 그래서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단정한 차림으로 출근하지요. 그러나 게임을 개발하는 팀은 다릅니다. 성격도 자유분방, 옷도 자유분방하지요. 회사 입구를 보면 넥타이 부대와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 부대가 나란히 들어가는 장관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이 둘은 서로의 영역을 터치하지 않습니다. 한국의 경우 신분야의 인재를 채용해놓고서 기존 기업과 조화를 맞춘답시고 그들의 개성까지 무너뜨리는 경우가 많지요. 예를 들어 디자이너는 디자인 관련 소품을 책상에 장식하고 영감을 떠올릴때마다 그 상품들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경우가 강한데 기존 넥타이 부대들은 그걸 너무 싫어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캐릭터 관련 사업부를 신설한 모 대기업의 한 임원은 캐릭터 디자이너의 책상을 보고 인형을 집어던지면서 다 치워버리라고 했다지요. 심지어 컴퓨터 배경화면도 회사 로고로 바꾸라고 지시할 정도인데 이런데서 창의적인 일이 될까요?

IT의 경우 개발부터 테스트, 운용까지 1년은 걸리는 프로젝트를 한달내에 작업하라고 하면서 매일매일 결과물까지 보고하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조업 샘플만드는 것과 같이 보는 것이죠.

하지만 닌텐도는 다릅니다. 게임의 개발기간이 한 번 승인되면 영업임원이고 마케팅임원이고 심지어 사장조차 일절 터치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개발팀은 개발에만 전념할 뿐 마케팅과 영업의 활동에 일절 간섭을 하지 않습니다. 이것 자체가 문화가 되어 서로가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에 맞는 사람들을 필요에 따라 뽑을 수 있습니다. 창의적인 일을 해야 할 사람들을 비창의적인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걸러내는 일이 안 벌어지는 이유입니다.

널널한 회사 아니냐고요?  닌텐도의 사업조직과 한 번이라도 일해봤거나, 사업을 진행해 봤다면 이는 쏙 들어갈 겁니다. 일에서는 누구보다도 엄격하고 까다로우며 고집 센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도 닌텐도와 사업을 한 경험이 있는데 해외 바이어들을 만날 때마다 <정말 중요하지만 힘든 일을 하십니다>라고 위로할정도니 말 다했습니다.

미래에서 살아남기 위한 채용방법

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위해 인공지능 관련, 즉 제조업이 아닌 무형의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전문 인력을 채용해야 합니다.  은행권은 도대체 아직도 감을 잡을 수 없는 성공자인 카카오뱅크와 싸워야 하죠. SKT는 5G가 도입된 게임을 만들고 영상플랫폼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듯 지금까지 추구하지 않았던 일을 하던, 다른 문화를 지닌 인재를 끌어들여야 합니다. 이런 인재들이 지금까지의 공채시험에서 제대로 뽑혀 나오진 않겠죠.

이런 변화에서 헤메는 채용담당자에게 닌텐도는 모범적인 교본은 몰라도 최소한 채용프로세스 개선의 힌트를 주는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행동하는 기업이거든요.

1. 닌텐도는 인력의 특성을 구분한다

닌텐도는 세계에서 최초로 콘솔 게임 비즈니스를 한 회사는 아니지만 훌륭히 작동하는 콘솔 게임 비즈니스 시스템을 만든 회사입니다. 그래서 사업부를 이끌어나가는 사람은 매뉴얼을 잘 지키고 이를 중시하는 성격의 사람들만 골라내지요. 이들을 뽑는 시험은 상당히 양식적인 샐러리맨을 고르는 시험입니다.

반면 크리에이터를 뽑는 시험은 상당히 자유분방합니다. 스펙은 일절 무시하지요. 이는 기업문화 덕입니다. 전 세계 게임사에서 신화를 이룩한 미야모토 시게루가 학벌이나 스펙으로 골라냈으면 절대 닌텐도에 뽑힐 인재가 아니었던 점, 닌텐도의 신화를 구축한 요코이 군페이가 전공과는 전혀 상관도 없는 분야에서 신화를 이룩한지라 학벌 = 성공이라는 공식이 없거든요. 덕분에 사람들의 개성이 참으로 다양합니다.

이렇게 구분해서 뽑는 것은 일반 회사들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2. 양쪽은 서로에게 간섭하지 않는다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성균관대 최재붕 교수님은 은행의 행장, 즉 높으신 분들이 사람들이 카카오 뱅크에 가입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위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매력적인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기존의 방식에 익숙한 그들은 단순히 카카오 카드랑 스티커를 받으려고 가입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둘 다 가입자를 늘린다는 목표적 측면에서는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닌텐도는 문화가 달라도 일만 잘하면 간섭할 수 없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이유는 서로가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며, 이 두 관점이 회사의 성장에 필요하다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건 오너기업인 한국에선 불가능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상황을 잘 모르시는 말씀, 닌텐도도 오너기업이었습니다.

게임회사 닌텐도의 아버지, 고 야마우치 히로시는 회사 내의 모든 것을 혼자서 결정하는 독재자였습니다. 회사경영의 모든 것을 자신이 결정하고 그 틀안에서 움직이게 했지요. 그렇지만 게임창작 부문에는 일절 간섭도 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지정한 기간 내에 중간점검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간섭 자체가 창조물의 완성도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게임을 기획하는 데는 미야모토 시게루가 더 뛰어난 것을 알았고 하드웨어 아이디어는 요코이 군페이가 뛰어난 것을 알았기에 본인은 가격, 시장만 정해주고 그 과정은 일절 터치하지 않은 것이죠.

이런 것 때문에 닌텐도는 사장 독재 시절에도 사장 – 크리에이터 대표 미야모토 시게루 – 하드웨어 관련 대표 다나카 겐요가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졌고, 서로의 영역에는 간섭하지 않았으며 이후 사장은 경영의 대표로서 삼두 정치를 이뤄나갔습니다. 이게 서로 다른 영역의 전문가들의 특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던 비결이 된 것이죠.

일반적으로 기존에 없던 다른 분야를 도입한 회사에서 그 결과물이 이상해지는 이유 중 하나는 경영진의 영역 침범입니다. 경영진은 방침을 정해주는 것이 의무고, 실무진은 그 방침에 따라 제품을 만드는 것이 의무인데 이 영역을 넘어서는 것이지요. 개중에는 제작팀이 매일매일 사장에게 브리핑을 해야 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사장의 피드백을 받아서 매일매일 제품을 고치기 위해서 입니다.

하지만 닌텐도는 그렇지 않습니다. 심지어 닌텐도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실질적 입지를 가진 미야모토 시게루는 경영에 절대 나서지 않습니다. 말도 안 꺼냅니다. 미야모토가 한국에 왔을 때 기자가 ‘한국의 매출 상황’에 대해서 묻자 답변을 얼버무린 적이 있었는데 아마 미야모토는 누가 물어봐도 ‘경영’은 절대 평가하지 않을 겁니다. 이건 사업부의 영역이니까요. 반대로 사업부의 다케다 겐요도 게임 콘텐츠가 이러니 저러니 할 수 없습니다. 미야모토가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라고 말하면 원가를 높이는 한이 있어도 차용하지요. 둘은 완전히 분리되어 있지만 서로를 전문가로서 존중하는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요약

개인적으로는 닌텐도가 꾸준히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원동력은

1. 회사 각 부문에서 필요한 능력을 지닌 사람을 뽑는 최적화된 채용 시스템

2. 인재를 채용하는 기준과 필터는 최소화한다.

3. 전문분야의 전문성을 지킬 수 있는 시스템

아마 이런 변화를 상층부에 바로 요구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슈를 공유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상사는 기존 방식에 익숙하고 기존 방식으로 성공을 거두어서 시야가 없을 분 그쪽을 바라보지 못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쪽을 바라보고 그 성과를 인정하게 된다면 생각이 바뀔수도 있습니다. 그제서야 기존에는 상상도 못했던 새로운 영역에 진출 할 수 있겠지요.

끊임없이 공유하고 대화해야 합니다.  그게 이 글을 쓴 이유입니다.

여러분의 회사는 어떤 방향을 개척하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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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대기업, 벤처기업 등 에서 10년 버틴 생존자. 일단은 MBA졸업자인데, 영어보단 일본어 중국어가 편하다. 현재는 교육업체 대표로 집필, 강연중. - 2019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조선리더십경영> 의 작가 - IT, 경제 및 경영 케이스 스터디에 능통 - 특히 일본쪽의 창업, 기업 사례에 강하다 - 다음뷰 시절 전체 2위 경제/경영1위 황금펜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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