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서 골목을 돌아서면 동네 수퍼마켓, 치킨집, 커피집, 부동산, 빵집들이 눈에 들어오니 굳이 경제 통계를 인용하지 않아도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 자영업 점포가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자영업자 비율은 OECD 평균보다 2배 정도가 많은 30% 정도이니, 열 명 중 세 명은 자영업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나친 공급으로 인한 자영업의 위험
자영업에 관한 통계를 검색하면 걱정스러운 결과가 많이 나옵니다. 10개가 창업되고 10년이 지나면 1, 2 개가 살아남는다고 합니다. 월급 받는 회사원보다 절반 정도 밖에는 못 번다고도 하니 장사해서 돈 번다는 건 옛말인가 싶습니다. 치킨집을 오픈한다면 2 년 버티다 문을 닫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2015년부터 자영업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많이 폐업을 하는거죠. 이런 와중에 50대 이상 자영업자 수는 오히려 증가하는 서글픈 현상도 눈에 들어옵니다. 저금리 시대에 퇴직금만으로 살 수 없으니 위험해 보여도 창업을 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컴퓨터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 치킨집 사장에게 물어본다거나 카페 사장이 손님인 대학생들보다 수학문제를 더 잘 푼다라는 자조섞인 유머가 생겨나게 됩니다.
이런 구조는 바람직해 보이지 않지만 그 해결책은 간단해 보이지 않습니다.
명동, 강남, 신촌 등 죽 뻗은 대로 변 – 빌딩이 높게 서있는 주요 상권 – 배후의 작은 골목, 뒷길에 있는 상가들을 골목 상권이라고 합니다. 골목 상권은 골목 점포가 있는 곳을 말하며 골목 점포는 서울시 정의에 따르면,
- 생활밀착형 업종에 포함되는 점포
- 4차선 이하의 길에 속하는 점포
- 발달상권에 포함되지 않는 점포
- 대형유통점 인근에 포함되지 않는 점포
- 배후지가 주거밀집 지역에 포함되는 점포
와 같습니다. 우리가 걸어다니면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상가가 여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평생 직장생활을 하다가 어느날 자영업의 세계로 뛰어 드는 것은 짚을 들고 불에 뛰어 드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어느 동네가 뜬다더라, 어떤 업종이 잘나간다더라 소위 카더라 통신만 믿고 덜컥 창업을 할 수도 없고 사주팔자 점을 치러 갈 수도 없는 이런 답답한 상황을 해결하는 공학적인 방법이 바로 데이터입니다. 과거의 결과가 미래를 담보할 수는 없지만 모르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내가 좋아하는 업종이 잘 되는 지역은 어딘지, 그 골목 상권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지, 그 주변 아파트 시세는 어떻게 되는지,그 점포에 어떤 가게들이 오픈했다가 이사 나갔는지,다른 지역에 비해 임대료가 얼마나 비싼지 등등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데이터가 있다면 의사결정이 한결 쉬워지고 성공 확률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빅데이터의 활용 <우리마을가게 – 골목상권 분석 서비스>
작년 말 서울시에서 ‘우리마을가게’라는 골목상권분석 서비스를 내놓았습니다. 유동인구, 소비패턴, 상가업소, 구매력, 접객시설, SNS 트렌드 등 한달에 100 억건이 넘는 데이터를 분석하여 각종 지표들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우리마을가게에 ( golmok.seoul.go.kr ) 가면 서울시 전역의 골목상권에 대해 주의, 의심, 위험 등 창업신호등을 볼 수 있습니다. 자영업관련 통계는 물론 맞춤형으로 상권분석을 직접 할 수도 있습니다. 이 동네 저 동네를 비교해 볼 수도 있고 지역/업종 테마 지역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골목상권서비스는 뉴욕시의 상권분석서비스에 깊은 인상을 받은 서울 시장이 지속적으로 주문해 온 사업입니다. 두 도시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서비스를 직접 비교하기 어렵지만 서울시의 서비스는 다른 도시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을 정도로 도시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빅데이터 최신 기술을 잘 접목했다고 보여집니다.
빅데이터를 이용해 심야버스노선을 수립하는 프로젝트로 세계 많은 도시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던 서울시가 경제분야에도 좋은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고 보여집니다. 데이터가 계속 쌓이고 분석방법이 더욱 정교해지면 더 높은 확률로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될 것이고 그 결과로 서울시민들은 더 좋은 자영업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제 4차 산업혁명의 이해
도시의 문제를 도시가 만들어내는 데이터로 해결한다는 서울시의 빅데이터 전략은 매우 합리적으로 보이며, 전략에 합당한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런 성과들을 세계의 다른 도시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하면서 계속 리딩하는 서울시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매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 다보스포럼’이 2016년 1월 20일~23일에 열립니다. ‘제 4차 산업혁명의 이해’를 주제로 한 이번 포럼에서 빅데이터와 골목상권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서울시가 여전히 IT를 선도하는 도시라는 것을 확인했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