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엔 정말 많은 수식어가 붙는다. 패션의 도시부터 낭만의 도시까지. 이런 수식어들은 너무 많이 들은 탓에 식상하기까지 하다. 파리는 많은 사람들이 가고 싶어하고, 많은 사람들이 다녀온 도시다. 그래서 그런가? 파리를 여행하고 돌아온 사람들의 평가도 제각각이다. 어떤 사람은 다시 한 번 가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별 것 없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 샤이오 궁에서 바라본 에펠탑
사실 한 사람이 느낀 파리를 한 마디로 표현하기엔 마음 속의 감상이 굉장히 미묘하고 복잡하다. 파리에 볼 것이 별로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말도 이해가 되고, 파리에 한 번 더 가고 싶은 마음에도 공감이 간다. 참, 사람이란, 복잡미묘하다.
그렇지만 파리 야경에 대한 생각은 모두 같을 것이다. 파리 야경에는 놀라운 힘이 있다. 아침부터 뚜벅이로 파리를 쏘다니고 저녁을 먹고 나면 엄청난 피로가 파도처럼 밀려온다. 시차 적응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 몸은 피곤하고 배도 부르니 잠이 솔솔 쏟아질 수밖에. 맘 같아서는 정말 침대에 폭 누워 자고 싶다. 하지만 파리에 머물 짧은 시간은 금쪽 같아 무거운 몸을 이끌고 일단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전망대에 도착해 야경을 보는 순간, 그간 쌓인 피로와 노곤함은 싹 사라져 온데간데 없다. 눕고 싶다는 생각이 언제 들었냐는 듯, 파리 야경에 매혹돼 한참이나 파리의 야경을 감상하게 되어 버린다. 매일 밤 야경을 보러 나갈 때마다 어김없이 겪게 되는 경험이다.
파리 여행에서 야경을 빠뜨린다면, 그건 팥 없는 찐빵을 먹는 거나 다름없을 것이다. 나홀로 여행이라 밤에 돌아다니는 것이 걱정된다면 동행을 구해서라도 야경은 꼭 구경했으면 좋겠다.
파리에서 야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스팟들이 있다. 유명한 곳들이 여럿 있는데, 그 중에서 꼭 가봤으면 하는 네 곳을 소개할까 한다.
|몽파르나스 타워|
몽파르나스 타워는 파리 15구에 위치한 56층짜리 빌딩이다. 63빌딩처럼 꼭대기 층만 전망대고, 나머지는 사무실이다. 파리 시내에 있는 건물들은 에펠탑과 하야트 리젠시 파리 에트왈 호텔, 그리고 이 몽파르나스 타워를 제외하곤 모두 5층 정도다. 그래서 몽파르나스 타워에서는 에펠탑, 개선문, 콩코르드 광장, 판테옹 등 파리의 주요 스팟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 몽파르나스 타워는 첫째날 저녁에 가는 걸 추천한다. 타워에서 바라보는 파리의 야경도 멋지지만, 대략적으로 내가 가볼 곳들의 위치를 눈으로 파악할 수 있어 여행을 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날씨가 궂은 날에는 안개에 가려 에펠탑이 잘 안 보일 수도 있다. 안개가 없는 날 가는 것을 추천하고, 첫째날 저녁에 날씨가 좋다면 꼭 가 보길 권한다.
▲몽파르나스 타워
|샤이오 궁|
샤이오 궁(Palais de Chaillot)은 에펠탑을 가장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트로카데로 역에서 내려서 샤이오 궁 쪽으로 나온다. 샤이오 궁이 역 바로 앞에 있고, 조금만 걸어 나가 궁 건물을 지나면 샤이오 궁 뒤로 가려져 있던 에펠탑의 풍채가 등장한다. 샤이오 궁에 시야가 가려졌다가 갑자기 나타나는 에펠탑의 모습엔 ‘풍채’라는 단어가 참 잘 어울린다. 에펠탑은 너무 가까이서 보면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 봐야 해서 오히려 제대로 감상하기가 힘들다. 샤이오 궁은 에펠탑과 적당히 떨어져 있고 살짝 높이도 있어서, 눈높이가 에펠탑을 바라보기에 참 좋다. 사진이 잘 나오는 것으로도 유명한 이 곳은 낮에 사진 찍기에도 참 좋다. 하지만 밤에 홀로 빛나는 에펠탑은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으니, 야경을 추천한다.
|개선문|
개선문은 파리 중심부에서 야경을 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그야말로 도시 한가운데 우뚝 서 있어, 팔을 뻗으면 닿을 만한 거리에 파리의 유명 관광지들이 거의 다 보인다. 에펠탑도 가까워 이 명물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파리하면 샹젤리제 거리를 빼놓을 수 없는데, 개선문에서 바라보는 샹젤리제 거리는 정말 아름답다. 샹젤리제 거리를 지나 저 멀리 콩코르드 광장의 관람차까지 시선이 닿는다. 파리 외곽인 라데팡스와 일직선상에서 콩코르드 광장까지 이어지는 대로의 장엄함을 느낄 수 있다.
▲ 개선문에서 바라 본 샹젤리제 거리
▲ 몽마르트에서 바라본 파리 시내
|몽마르트|
개인적으로 몽마르트의 야경이 가장 예뻤다. 어둠이 완전히 깔렸을 때 가기보다는 해질 무렵 가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면 노을이 지는 하늘빛이 물감이 풀어지는 듯 색색이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몽마르트는 파리 북쪽 외곽 라인에 있다. 전망대가 따로 있진 않지만, 언덕이기 때문에 파리 시내를 파노라마로 바라볼 수 있다. 몽마르트는 가난한 화가들이 모여 산 곳으로 유명하지만, 지금은 부유층의 집성지라 예쁘고 아기자기한 숍과 맛집, 카페들이 많다. 몽마르트 정상에 있는 사크레쾨르 대성당까지 올라가는 여정 또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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