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가장 트렌디한 상점들이 모여있는 도쿄
올해도 어김 없이 새로운 곳들이 문을 열었다. 그 중에서 고른 라이프스타일 매장 두 곳. 이 매장들은 다른 콘텐츠를 담고 있지만, 삶이 녹아 든 진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는 본질은 서로 닮아있다.
LABOUR AND WAIT
전 세계적인 라이프스타일 붐이 막 일어나기 시작할 2000년 무렵, 의류 디자이너였던 사이먼과 레이첼은 자신들이 즐겨 쓰고 좋아하는 물건들을 모아 ‘Labour and Wait’이라는 생활용품 편집매장을 오픈 했다.
이곳은 기존의 백화점이 보여준 고급스러운 상품 대신,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제품들은 모아 매장을 운영했다. 꾸밈 없는 진실한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준 덕에 이곳은 전 세계적인 명소가 되었고, 영국 이외의 첫 번째 해외 매장을 도쿄, 센다가야에 오픈 했다.
센다가야는 하라주쿠에서 걸어서 15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번화가에서 한 발짝 물러난 한적한 여유가 묻어난다. 다음에 소개할 ‘Think of Things’와 함께 센다가야는 도쿄에서도 감각적인 샵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선수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지역이다. (본점인 런던 레드 처치 스트리트 또한 런던에서도 가장 트렌디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Labour and Wait’은
“완성도가 높고 기능적인 것, 그리고 디자인이 아름다우며 오랜 세월을 거쳐오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은 것”
이라는 나름의 철저한 상품 선정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판매되고 있는 제품 하나 하나는 그 나름대로의 스토리와 가치를 지닌다.
‘Labour and Wait’은 판매 상품 뿐만 아니라, 그 상품을 돋보이게 해주는 매력적인 디스플레이 방식으로도 유명하다.
타공판에 제품을 걸어 놓아, 마치 잡지의 화보를 눈 앞에서 보는 듯한 매력을 느끼게 해주는 디스플레이 월이나, 상품의 역사성과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빈티지 유리 장식장들은 이곳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된다. 여기서 머무르지 않고, 매일 매장의 디스플레이를 바꿔가며 싫증나지 않는 매장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 또한 상품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듯 하다.
사이먼은 특이하게도 전 세계의 다양한 브러쉬 수집을 취미로 삼았다.
그런 이유인 듯 매장에는 다양한 종류의 브러쉬가 판매 중이다. 새것 보다는 사용하면서 점점 더 길이 드는, 빈티지하면서도 실용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여러 브러쉬들은 보기만해도 마음이 깨끗해 지는 기분이다. 이런 청소도구와 가드닝 용품, 이곳을 닮은 문구류들이 대표 상품으로, 일상에서 꼭 필요한 상품들이 아담한 매장을 충실히 채웠다.
패션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관광&쇼핑 포인트다.
요리를 하거나 집 정리를 할 때, 간단한 외출이나 더 나아가 험한 작업 시에 입어도 어색하지 않을 다양하면서 기본에 충실한 의류도 함께 판매한다. 이만하면 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는 정점을 찍은 것 같다.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도 꾸준한 선택과 사랑을 받은 상품만이 더 많은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오너의 기준 덕에 이곳 또한 오랜 시간 동안 모두와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LABOUR AND WAIT
1-1-12 Meiji Jingumae Shibuya Tokyo
10:00-20:00. 부정기 휴무
THINK OF THINGS
일본은 세계적으로도 문구 시장이 발달한 나라다.
11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문구회사 ‘고쿠요 KOKUYO’ 같은 기업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긴 세월 동안 쌓인 문구와 일상에 대한 노하우는 21세기의 급변하는 트렌드에 발맞춰 새롭게 변모했다.
‘워크와 라이프의 경계를 넘는다’라는 테마로, 일과 일상의 경험을 담아 문구와 가구, 잡화, 그리고 먹거리를 만들었다.
이곳은 크게 세 곳의 공간으로 나뉜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카페인 ‘옵스큐라 커피 로스터스 Obscura Coffee Roasters’, 그리고 이곳의 메인인 고쿠요샵이 1층 내부에 자리하고, 2층에는 다양한 세미나와 행사 등을 개최할 수 있는 다용도 공간이 운영된다.
특히 이런 세미나 공간은 최근 도쿄의 라이프스타일 매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징 중 하나로, 제품을 판매함과 동시에 그 소비와 일상을 이어주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는 매력에 점점 더 많은 스토어들이 이러한 공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추세다. 아담한 공간 속을 탄탄하게 채운 콘텐츠들 덕분에 이곳을 찾은 이들은 삶과 일의 경계를 뛰어넘는 자신 만의 ‘스탠다드’를 찾을 수 있다.
공간의 상당 부분은 문구류에 할애되어 있지만 이곳에서 판매되는 문구류들은 좀 더 특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작은 병을 구매하면, 그 안에 자신이 원하는 크기의 클립을 담아서 구입할 수 있는 ‘Mix Clips’라는 제품을 보면 이곳만의 소소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세계적인 문구 강국인 일본도 지난 20년 동안 전체의 약 70%, 17,000여 곳의 문구점이 문을 닫은 불경기에 맞닥뜨리게 되었지만, 오히려 고쿠요는 정공법을 선택해 지난 5월 이곳을 오픈했다.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문구지만 그 안에 자신 만의 개성을 찾을 수 있는 상품.
이런 매력이 ‘Think of Things’를 오픈과 동시에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문구 편집매장으로 만들어 준거나 다름 없다. 이 건물 3층에는 크리에이티브 센터가 존재한다. 이곳에서 5대에 걸쳐 이어져오는 고쿠요의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탄생한다. 이 부분 역시 바로 아래층 판매 공간에서 직접 고객들과 만나는 접점을 마련함과 동시에 고쿠요의 진정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되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1층 건물 뒷편 테라스에는 100년 된 올리브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이 나무를 바라보고 있으니 마치 100년 넘게 문구 하나만을 위해 묵묵히 제자리를 지켜온 고쿠요의 소리 없는 거대함을 마주하는 기분이다. 올리브나무 한 켠 벤치에 앉아 도쿄 여행의 여유를 즐겨보는걸 추천한다.
THINK OF THINGS
3-62-1 Sendagaya Shibuya Tokyo
10:00-20:00 2,4째 수요일 휴무
(사진 – 작가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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